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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시장의 沒落(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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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형욱 前 하나투어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6월 0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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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면세시장에 따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신규면세업자를 추가 선정해야 한다는 전망과 함께 정부는 시내와 공항에 신규 면세점을 허가했고, 1인당 구매한도를 늘리는 등 규제를 완화하며, 산업성장을 적극 지원하는 태도를 취했다.

 

2015년 총매출액 9조원 수준이었던 면세시장은 2019년 20조를 육박하는 시장으로 성장했으니 표면만 보면 성장하는 시장으로 바라볼 만도 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중국 보따리상 덕에 면세시장이 최대호황을 맞이했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을 비롯한 건실한 중견기업들은,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각광받던 면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대대적인 준비를 서둘렀고, 막대한 자금을 들여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부지를 확보하면서, 향후 블루오션으로 성장할 면세시장에 대한 푸른 꿈을 키워나갔다.

 

덩달아 면세업에 근무하던 인력의 스카우트 전쟁에 몇 안 되던 면세점 근무자들의 몸값 또한 빠르게 높아져만 갔다.

 

면세사업, 역사의 뒤안길로

2015년 한화그룹 임직원들은 면세시장의 추가 사업자 발표 당일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며 TV 앞에 모였다. 면세업 허가를 득한 당일, 갤러리아 본사에 갤러리아 창사이후 처음으로 회장이 방문해 면세점 허가 취득을 축하하기도 했다. 

 

새롭게 성장하는 면세점의 경영에 회장의 삼남이 한화건설 과장의 직함으로 직접 주간회의를 지휘하는가 하면, 두산그룹의 후계구도도 면세점을 통해 형성되는 등 면세업에 대한 기대는 그야말로 떠오르는 신규 유통채널로 찬란하게 빛을 발하였다.

 

그 후 2019년 한화그룹은 사업 3년 만에 1,000억 원의 적자를 안고 면세사업을 철수했고, 두산그룹의 두타 면세점 또한 2020년 1월 23일 역사의 뒷길로 사라졌다. 국내 최대 여행그룹 하나투어는 2020년 5월 서울시내 면세점을 철수하고, 인천공항면세점 터미널1 마저 연장 영업 신청을 포기했다. 

 

2018년 서울시내 면세점 대표들이 서울인근 한 골프장에서 회동을 한 적이 있다. 이 자리는 면세협회에서 마련한 자리로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서울시내 모든 면세점의 주요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였었다. 

 

이 자리에서, 하나투어 SM면세점 대표 대행자격으로 참석한 필자는 면세시장의 경쟁적 가격 할인의 문제점을, 백화점에서 온라인을 통한 경쟁적 할인으로 백화점 자체의 존폐가 흔들리는 현상과 비교하며 과다 할인 경쟁지양 등 건전한 경쟁을 주장했다. 

 

하지만, 대형 면세점 대표들은 이런 조언을 중견면세점의 자금 부족에 따른 하소연 정도로 취급했다. 

 

비정상적인 수익 창출

당시 대형 면세점이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제품을 중국 보따리 업자에게 넘기는 할인율은 국내 중견시내면세점이 아모레퍼시픽에서 직접 구매하는 마진율보다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라리 국내 아모레퍼시픽 본사로부터 상품을 구매하는 것 보다, 대형면세점에서 흘러나온 면세품을 보유한 ‘따이공’에게 상품을 납품받는 것이 중소중견 면세점의 이익율이 더 좋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면세시장이 급성장할 때 면세시장의 성장은 대부분이 비정상적 매출로 형성됐다. 중국 따이공에게 면세점의 상품을 적정 마진 없이 헐값에 팔아넘기는 방식으로 대량으로 판매를 할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유행하는 한류 화장품 붐과 메이드인 코리아 코스메틱 이라는 이름만으로 외형성장은 멈출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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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업자들은 정상적인 유통판로로 대한민국의 화장품을 수입하는 것 보다, 면세점을 통해 엄청나게 할인된 가격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더 큰 이윤 확보 수단임을 알아챘다. 게다가 면세품은 가품이 없다는 인식으로 중국시장에서는 그 인기가 날로 더 높아졌다.

 

따이공을 통한 보따리장수의 활동이 가공할 만한 공식 매출채널로 면세점에서 자리 잡으면서 정상적 루트로 중국으로 진출한 국내 화장품의 시장에서는 적정 소비가격선이 무너졌다. 

 

결국 아모레와 LG를 비롯한 코스메틱 브랜드들은 국내 면세점에서 발생되는 매출 대부분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중국 수출임을 알면서도, 당장의 매출 폭발에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등 눈앞 이익을 쫓는 행동을 하며 자신들의 장기적 먹거리인 브랜드의 건전한 성장을 훼손해갔던 것이다.

 

눈 앞 이익에 수익구조 악화

면세점 앞에 줄을 선 중국인들이 일반 여행객이 아닌 것은 누구나 아는 진실이었고, 이들로 인한 매출은 점진적으로 정상 채널로 진출한 자사제품의 시장가격을 훼손시키는 것임을 브랜드도 면세점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십년 이십년 안정된 먹거리보다는 당장의 성과에 눈이 멀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듯, 이들은 행동했고 관련된 모두는 이를 모르는 척, 눈을 감았다.

 

결국, 사드(THAAD)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 여행객의 한국 방문이 힘들어졌고, 그에 따른 매출감소는 기업형 따이공에게 할인율 증가를 불붙여 주었으며, 따이공 물량에 점점 더 의존하는 형태로 한국면세점은 병들어 갔다. 죽어가면서도 외형만 성장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따이공의 영향만 이야기했지만, 일반 여행객의 경우도 단체여행일 경우, 수익률이 따이공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시장은 변화되어갔다. 

 

중국여행사가 모집해온 여행객이 면세품 사재기를 진행하면서 여행사마저 면세품 매출에 대한 수수료를 챙겨갔다. 

 

따이공이 저가의 여행패키지를 통해 항공권 비용을 아끼면서 면세점 그룹투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실제 구매 시에는 별도로 자기 따이공 코드로 구매를 하는 등 나름 변화되고, 진화된 구매형태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면세점의 수익구조는 날로 어려워져만 갔다. 

 

이렇게 되자, 면세점에서 정상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FIT’라고 불리는 개인고객뿐, ‘GT’라고 불리던 그룹투어 고객들의 수익률 또한 면세점 입장에서는 따이공의 매출 할인과 차이가 없게 되었다.

 

몰락은 예견된 결과

중국내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가 조금씩 감소되면서, 신규 면세사업자가 영원할 줄 알고 준비했던 면세시장은 그야 말로 혼란의 상태가 됐다. 한화, 두산 등 대기업은 물론, 하나투어를 비롯한 중견 서울시내 면세점과 지방 면세업자들은 줄도산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국내 면세점의 몰락은 처음부터 예견돼 있었고, 현명하지 못한 경영진의 시장 확대전략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이다. 

 

당장의 규모를 키워 본인이 근무하는 기간 동안의 외형성장만 도모하고, 그에 따른 성과급을 받아 챙기며 제살 파먹기를 하든, 국내 산업전체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든, 본인 있을 동안만 견디면 된다는 식의 경영은 끝이 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여행객 감소는 2020년 1/4 분기 국내 1위 면세점인 롯데면세점의 영업이익 42억 원, 신라면세점은 -490억 원, 신세계면세점은 -324억 원, 현대면세점은 -194억 원의 성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6% 폭락한 수치이다. 

 

2018년 골프회동 당시 대형면세점 대표의 말이 떠오른다. “면세시장은 중소기업이 나설 곳이 아닙니다.” 면세점 시장의 앞길, 코로나19 이후에도 어둡기만 하다.  ​ 

경력사항

  •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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