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쓸 돈 있으면 고객에게 써라 > 커머스톡톡/정형욱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커머스톡톡/정형욱

그런데 쓸 돈 있으면 고객에게 써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형욱 前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1월 28일 URL 복사
카카오톡 URL 복사

본문

87be59b12813bf1cf839e5d5c0929bb9_1579693597_902.jpg
 

유통 업계서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잠식한다’는 이야기가 10년 이상 흘러나오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 유통 기업이 온라인 시장 진입 초기, 바잉 파워만 믿고 온라인을 경쟁상대로 이길 수 없는 가격경쟁 구도를 만들어왔다. 가격이 경쟁 수단인 결과 항상 시장의 주도권은 온라인 유통 기업일 수밖에 없다. 당연한 이야기다.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사업 고정 비용이 더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직도 오프라인 유통 기업이 구태의연하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유통 기업은 여전히 온라인 기업과 경쟁하려 든다. 자신들이 온라인으로 진출해 시장을 장악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온·오프라인 시장 전체를 잠식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과연 대형 유통기업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매출은 늘었지만 손익은 날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유통기업 내 의사 결정권자들의 책임이다. 잘못된 사업 전략의 실수와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잘나갔던 오프라인 체인 점포도 온라인과 함께 망가져 가고 있는데 대책도 없다. 

 

의사 결정권을 지닌 대기업 온라인 유통 책임 임원들은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말한다. 그리고 정년을 채우면 도망치기 바쁘다. 그래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너무 아까운 컨설팅 비용 


오프라인 유통 기업 임원 가운데 온라인 유통 사업부로 자리를 옮기거나. 관련 사업의 보임 하게 되면 그럴 듯한 중장기 성장 계획의 청사진을 그려낸다. 

‘누구나 맞기 전에는 그럴 듯한 계획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는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처럼 말이다. 

 

그 청사진에는 기존 온라인 유통 기업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 투자’가 꼭 필요하다는 항목을 포함한다. 초기에는 시스템의 낙후성을 제일 큰 문제로 지적한다. 직전 온라인 유통 책임자를 비난하는 도구로 이보다 더 좋은 수단이 없다. 

 

시스템의 문제 요소와 소비자 마케팅을 위한 DWH(Date ware house)구축과 CRM 마케팅 강화 측면의 여러 종류의 솔루션을 도입해야 한다는 설계다. 기업에 따라 위에 언급한 뻔한 내용을 토대로 몇 억 원씩 주고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 

 

87be59b12813bf1cf839e5d5c0929bb9_1579693609_611.jpg
 

외부를 통한 일종의 책임 회피에 가깝다. 컨설팅기업을 거칠 경우 기업 내부 최고 결정권자에게 좋은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실패한 경우, 특정 누구의 주장으로 진행된 계획이라면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르겠지만 컨설팅기업을 거친다면 그 들의 무능함을 핑계로 삼는다. 

 

때문에 반드시 컨설팅 기업을 최후의 방어막으로 활용하는 곳이 많다. 오너 일가에게 경영자가 함부로 할 수 없는 말들을 컨설팅 기업의 입을 빌어 과감하게 전달할 수 있기에, 몇 억을 주던지 내 돈도 아닌데 아까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너의 지인 컨설팅사


오너 입장에서도 늘 해외유학 시절 같은 학교 동문들이 경영컨설팅 기업에 임원으로 포진한 경우가 많다. 그들은 컨설팅을 의뢰를 항상 부탁하는 처지라 오너를 포함한 가족의 학연 지연 관계가 밀접한 곳이 사실 선정되는 구조다. 

 

오너 입장에서도 기업 내부 비용으로 그들에게 큰 턱을 낼 수 있어 대부분 유통사 내부 직원들 역시 반대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 과정을 거친 컨설팅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컨설팅 기업과 연계된 솔루션 개발 기업에게 시스템 설계 전략이 연결된다. 또 광고기획사도 이들과 연계된 곳으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시스템 개발, 믈류 프로세스 개선에 수 십에서 수백억 원을 소요하게 된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서울 시내 콜센터도 장날이다. 고객이 무엇을 둘러 봤는지 로그를 분석, 다음 방문 시 상품을 제안하거나 고객 PC내 쿠키 값 분석해 상품을 제안하는 단순한 원리를 솔루션이라고 이름 붙여 몇 억 원을 지불하게 된다. AI(인공지능)라는 이름으로 또 상상 불가능 한 금액을 쏟아 붇는 것이 지금 대기업의 온라인 유통 사업이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 온라인 사업 투자에 따른 수익을 점검하면 대부분 저조하다. 당연한 이야기다. 투자된 모든 금액이 고정비로 장기간 감가상각으로 비용처리 되니 그 많은 비용을 어찌 온라인에서 최저가로 팔아치워 극복할 수 있겠는가.

 

급기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같은 기업의 온라인 몰에서 더 저렴하게 팔고 있으니 누가 매장으로 나오겠는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고객과 상품을 달리해야 함에도 전혀 그렇지 못하는 게 국내 대형 유통기업의 현주소다.

 

굳이 온라인과 가격경쟁을 해야 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시간을 금전으로 환산한 가치를 매겨야 한다. 오프라인의 정확한 서비스 가치를 추가하고 온라인 최저가에서 적정한 지불 가치를 산정해 가격 경쟁을 하면 된다. 

 

항상 1백 원 더 싼 상품을 찾는 고객은 타깃에서 제외하자. 즉 최저가격 대응을 하지 말자는 뜻이다. 어차피 최저가가 아니면 두 번째의 최저가는 의미 없다. 소비자가 “이 곳은 두 번째로 가격이 싸니까 사야겠다”라는 생각을 할까. 결국 온라인 사업을 키우겠다고 덤벼들다 오프라인 유통 사업도 동반 추락을 맛보게 된 것이다.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87be59b12813bf1cf839e5d5c0929bb9_1579693786_2926.jpg 

<중국‘위시’쇼핑몰.>

 

선별된 상품 채워야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이것저것 많은 상품을 구비하는 곳이 아닌 선별된 바이어의 눈에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을 채우는 형태로 달라져야 한다. 정제화된 상품과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 위주로 점포를 운영해야 한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구매 후 사이즈나 색상, 품질이 기대 이하인 경우도 많다. 오프라인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방법도 중요하다.

 

최근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중국 온라인 쇼핑몰 ‘위시(WISH)’가 있다. 불법 위조품에 품질도 형편없지만 놀라운 서비스가 있다. 바로 배송이 늦어지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 해준다. 

 

상품이 환불 이후 도착 시에는 ‘고객이 해당 상품을 소유하라’고 안내까지 한다.  국내 대기업의 온라인 쇼핑몰과 다른 것은 작은 희생은 감수하는 서비스를 갖췄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국내 대기업의 온라인 몰은 수백 명의 직원이 엄청난 공간을 차지하며 자동화된 콜센터 장비로 고객을 응대한다. 친절하고 서비스 수준도 체크하고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정말 고객에게 만족을 줄까? 고객센터 직원과 대화를 시도하려면 ‘지금 고객님의 전화가 많아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습니다.’라는 멘트를 반복하는 경우가 흔하다. 

 

다시 걸어달라는 친절한 멘트. 몇 번의 기다림과 반복된 연락으로 지치기도 한다. 어렵게 서비스직원과 연결되면 말투만큼 친절하고 속 시원하게 해결해 주는 일이 있는지 말이다. 목소리는 친절하나 내용은 하나도 친절하지 않다.

 

중국의 위시는 전화를 걸 필요 없다. 고객센터도 없다. 그냥 모바일 버튼을 몇 번 누르다 보면 그냥 환불을 해준다. 심하게 말하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비용이 1천 원인데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기 위해 소모되는 비용이 5천원이다. 


가격 경쟁으로는 수익 못 내


가정해 보자. 위시에서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은 단순 변심으로 교환이 안 된다. 제품에 고객이 인위적으로 손상을 주고 배송 과정의 사고를 핑계 삼으면 교환이 된다. 판매자 입장에서 큰 손해를 보는 경우다. 고객이 원하는 모든 요구를 들어줘도, 당연히 정당한 요청은 어차피 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정당하지 않은 막무가내 고객은 비용으로 인정하는 것이 훨씬 비용구조가 건전해 질 수도 있다. 불량 고객의 클레임이 두세 번 반복되면 퇴출시키는 과정을 거치면 안정된 서비스 구조는 확보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초가집 화재 피해금액이 오백만원 인데 초가집 주변에 불날까봐, 불나면 혼날까봐 몇 십억 원 들여 소방서를 지어 놓는꼴이 국내 온라인 대기업의 전략이다. 

 

가격 문제로 돌아오자. 온라인은 판매 제품 가격에 최소한의 마진을 붙여야 경쟁력이 생긴다. 그렇다면 각양각색의 고객 서비스는 제품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않을까?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해 본 기업들을 알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마진이 30%대 속한다고 치자. 해당 마진에서 할인 쿠폰으로 10%, 카드사 할인으로 5%, 고객 센터 운영비에 1%, 물류비 3%, 제휴 수수료 8% 주고 나면 대략 3% 가량이 남을 것이다. 기투자한 시스템의 감가상각비도 못 뽑는 구조다. 

 

모든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유통 대기업이 됐던,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쇼핑몰이 됐던, 유사하다. 

 

결국 가격으로 경쟁하니 대기업이 온라인 사업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과감함과 빠른 의사결정도 없다. 온라인 유통 운영이 쉬운 것이 아니다. 오프라인 마인드로 온라인시장에 열심히 일하면 ‘멍청한 사람이 부지런해 사업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또 큰 온라인 유통 기업을 몇조 원에 산다면 어떨까. 적어도 그 비용 마저도 투자비로 고스란히 반영돼 영원히 회복 불가능한 마이너스 비용 구조가 굳어질 것이다. 적자 상태라면 마이너스 실적이 마이너스를 더해 적자폭만 커질 것이다.​ 

경력사항

  •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FSP 연재

POST
STAND
(주)다음앤큐큐

인터뷰

패션포스트 매거진

64호 64호 구독신청 목차 지난호보기

접속자집계

오늘
122
어제
3,615
최대
14,381
전체
1,986,440

㈜패션포스트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로 59-11 엠비즈타워 713호
TEL 02-2135-1881    FAX 02-855-5511    대표 이채연    사업자등록번호 866-87-01036    등록번호 서울 다50547
COPYRIGHT © 2019 FASHION POS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