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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원숭이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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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형욱 前하나투어SM면세점 온라인기획…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2월 21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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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브랜드들이 자사몰을 이용해 유통에 직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필자는 유통업에서 오랜 기간 몸담은 결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유통업의 실체에 대해서 이론적이고 실체적인 지식을 쌓게 되었다. 

 

첫 직장은 롯데백화점의 기획부문 소속 유통정보연구소, 두 번째 직장은 신세계 그룹의 전략기술연구소와 신세계몰 EC기획총괄, 그리고 세 번째 직장인 한화갤러리아의 전략실 온라인 총괄팀장, 네 번째 직장은 하나투어의 SM 면세점 서울점장, 온라인점장, CBT 사업부장 등 다양한 채널에서 유통의 경험을 거쳤다.

 

그중에서도 유통을 처음 접한 대학시절 아르바이트 경험은 무엇보다도 잊혀 지지 않는 유통에 대한 실질적 지식으로 남아있다.

 

크리스마스에는 재고를 확보하라

대학교 3학년시절 첫 아르바이트로 신세계 백화점 본점 지하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를 팔았다. 당시 인기상품 ‘크라운베이커리’ 케이크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인근 직장인과 가족단위 고객에게 그야 말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고 넘치는 손님으로 인해 매장에 재고가 모자를 정도로 장사는 잘됐다. 

 

케이크를 냉동 창고에서 또는 본사로부터 매장까지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지하식품 매장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상품을 옮겨야 했다. 지하매장으로 이동하는 두 대의 화물용 엘리베이터는 늘 만원이었기에 원활히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시 백화점 검품과 직원의 도움이 필요했다.

 

즉 상품을 빠르게 매장으로 옮기기 위해서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활용한 신속한 상품 이동이 중요한 경쟁력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고객이 짧은 시간 몰려드는 시간. 적어도 그 순간, 백화점 지하매장에 입점한 브랜드 입장에서 매출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수한 판촉사원도 아니고, 친절한 서비스도 아니며, 저렴한 가격경쟁력도 아니었다. 

 

핵심 베이커리 매장의 경쟁력은 바로 케이크의 재고 확보였다. 그리고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저렴한 가격도, 친절한 직원도, 판촉기념품도 아닌 본인이 원하는 케이크를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가져갈 수 있는지 여부였다.

 

이렇듯 유통의 핵심 경쟁력은 항상 불변하는 특정한 것으로 고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닌 처해 있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상황과 환경을 잘 읽어내는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게 된다.

 

30년 전 당시, 백화점 매장에 케이크 판매를 위한 경쟁력은 화물용 엘리베이터의 선점이었다.

 

때문에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원활히 확보하기 위해 백화점 검품과 직원에게 선물처럼 건네주어야 했던 케이크는 단순 호의가 아닌 필수 불가결한 핵심 비용이며, 한정된 시간 내에 다른 브랜드보다 더 많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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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필자는 아르바이트 대학생이었지만 그 경쟁력을 확보하기위해 매장매니저의 승인 없이 케이크 선물을 집행했고 그로 인해 매장에 재고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었다. 

 

그 때 케이크 한 두 개가 아까워서 엘리베이터를 작동하는 검품과 직원에게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면 케이크 몇 개는 아낄 수 있었겠지만 몰려드는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적시 판매기회는 잃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유통의 경쟁력은 매장의 입지, 상품의 품질, 만족할 만한 서비스, 판촉, 마케팅, 고객데이터, 가격 등 다양한 요소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를 들어 요즘처럼 코로나 변종바이러스가 창궐한 중국의 현지 시점에서 마스크 유통의 경쟁력은 위와 같은 것이 아니다. 바로 30년 전 크리스마스 케이크 매장처럼 재고확보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항상 처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유통의 경쟁력은 바뀌는 것이다. 재고가 가장 중요한 시점인 상황에서 충분한 재고 없이는 최고의 품질을 친절한 서비스로 제공한다 해도 어떤 경쟁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즉, 유통은 그 시점 그 시대에 소비자로 부터 요구되는 요소를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약장수에게 배우는 마케팅

1950년대 아니 그보다도 더 이후인 70년대까지 시골 장터에 가면 약장수가 있었다. 성분 확인이 제대로 된 약도 아닌 제품이지만 약장수가 만병통치약으로 팔았던 그 약은 제품의 품질이 아닌 순전히 약장수의 말빨, 즉 언변으로 판매가 됐다. 

 

장터에서 돌아오는 형편이 좀 되는 ‘호갱님’은 저마다 약장수의 말빨에 말려들어 약효가 증빙되지 않은 정체불명의 제품을 만만치 않은 금액으로 구매해 귀가하곤 했다. 

 

각종 정보를 언제든 접하기 쉬운 요즘도 홈쇼핑 쇼핑호스트의 화려한 언변에 혹해 필요 없는 제품을 쌓아두는 가정이 얼마나 많은가. 

 

1. 말빨

말빨이라고 불리는 언변, 그것은 오늘날 유통용어로 표현하면 스토리텔링이고  카피라이팅이며 광고며 홍보라고 하겠다. 

 

오늘날의 TV 광고 역시 30초 안에 얼마나 함축적으로 재미있게 소비자에게 자신의 상품을 설명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광고의 요소가 된다. 그 당시 변변한 재미거리가 없던 시절, 장터에서 약장수의 위트와 재치에 성인용 음담패설까지 가미된 말빨은 상품을 소개하는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약장수가 장터에 나타나 약을 팔 때 말빨만 믿고 느닷없이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다.

 

모든 유통전개의 첫 단계는 흥미유발이다. ‘매스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흥미유발 과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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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케팅

 약장수는 장터를 돌 때, 등에는 북을 매고 다리에는 끈을 연결해서 다리를 뻗을 때마다 북채가 작동해 북을 치며 돈다. 그때 반드시 손을 잡고 대동하는 약장수의 조수가 있는데 다름 아닌 엉덩이가 빨갛고, 눈이 휘둥그런 ‘원숭이’다. 

 

시골마을에 원숭이의 등장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관심거리이다. 그 옛날 원숭이를 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동물 원숭이는 약장수의 손을 잡고 장터를 함께 도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유도하는 마케팅 수단이며, 약장수들이 장터 아이들에게 엿이나 사탕을 주며 호객을 하는 것은 아이들이 판매장소로 부모님의 손을 끌고 오게 하는 방법이다. 

 

이제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이면 매스 마케팅에서 타깃 마케팅으로 그 전략이 수정되는데 지금까지 호객을 위해 활용된 돈 안 되는 고객인 애들은 가차 없이 쫓아낸다.

 

지금까지 애들의 관심사였던 원숭이는 케이지에 들어가고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라” 라는 외침으로 구매력을 보유한 성인 고객만을 남긴다.

 

그 후로는 성인들의 흥미진진한 주제인 정력으로 화두를 바꾼다. 노련한 약장수는 구매 대상 고객의 가장 큰 관심거리로 고객에게 다가서며 고객의 잠재 니즈를 충족시켜 나간다.

 

이렇게 시장 약장수부터도 이론적으로 학습하지 않아도 유통의 프로세스와 고객 접근 전략을 알고 있다.

 

약장수가 방문했던 이전 동네에서 안면이 있는 고객에게 가정사를 비롯해 안부를 묻는 것은 고객관리이며, 형편이 안 되는 사람에게 가격을 깎아 주는 것은 할인정책이고, 고구마나 옥수수, 닭 등을 약값으로 받았던 것은 결재수단의 다양화이다.

 

유통은 새로운 것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단순히 상품을 거래하는 것이며 그 상황에 적절한 현실성이 가미되는 것이 바로 유통이다. 기본에 입각해서 상품을 준비하고, 고객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고객을 모은 후 타깃 고객을 공략하는 일련의 절차가 유통에서 상품판매의 모든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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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가 없다면 ‘코알라’나 ‘라쿤’이라도

최근 국내 유통체계에서는 가격만 강조되는 경우, 흥미만 강조된 경우, 고객관리만 강조된 경우도 발견된다.

 

어느 하나로 절대적 승부를 정하는 것이 아닌 상황마다 적절한 전략이 자연스럽게 적용되는 것이 유통성공의 방식임에도 어느 특정 기업이 어떤 수단으로 돈을 벌면 다들 그 수단을 따라 하고자 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브랜드가 유통으로 진출하는 경우 특히 그 방식이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가리지 않고 다양한 유통의 기본 절차와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숭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바나나도 먹여야 하고, 강아지나 고양이 보다는 훨씬 비싸게 비용이 발생된다. 그렇다고 시골의 약장사가 원숭이 데리고 다니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원숭이를 고양이로 대처하면 비용은 절감되지만 그만큼 고객의 흥미는 예전보다 훨씬 끌지 못할 것이다.

 

유통에 나서는 브랜드들은 자사 브랜드의 원숭이는 무엇인지, 모두들 원숭이를 고객 집객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이제 대중으로부터 흥미가 떨어진 원숭이보다는 코알라나 라쿤 등 뭔가 차별적 수단을 고민하고 사업을 착수하여야 한다.

 

유통으로 진출하는 브랜드라면 뛰어난 약장수의 자질부터 길러야 할 것이다.​ 

경력사항

  •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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