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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의 진화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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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09월 11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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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이 발전하면서 물류센터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대형마트나 전문점의 다점포를 지탱하는 동맥 역할로 시작해서 작금의 온라인 유통의 거점으로 발전한 것이 물류센터다.

 

요즘 유행하는 새벽배송 밀솔루션 같은 식품 분야에서는 콜드체인과 같이 기능적인 요소가 부가된 물류센터도 존재한다. 물류는 단순히 상품을 움직이는 작업만은 아니다. 상품이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수배송, 보관, 하역, 유통가공, 포장, 정보관리 등의 6가지 활동 전반을 지칭한다. 

 

수배송은 운송 기능에 의해 상품의 공간적 이전을 하는 기능이고, 보관은 창고를 매개로 상품을 이전하면서 상품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행위이다. 수배송이나 보관이 물류센터의 기본 기능이라고 한다면, 최근에 지어지는 물류센터는 하역, 유통가공, 포장, 정보관리 등에 특화해서 최첨단을 자랑한다. 

 

규모가 커지는 것은 물론 로봇을 이용한 내부 운영시스템의 효율화를 위해 최신 설비가 많이 들어가면서, 기존 시설과 상대적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에 있던 보관 기능 중심의 창고는 시대성에 뒤쳐져 낡은 건물로 방치되어 도시 미관을 해치는 우범지대가 되곤 한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기업은 이렇게 방치되었던 창고 기업이다. 

 

테라다 창고의 진화

‘테라다倉庫’는 1950년에 도쿄 텐노즈에 곡물 창고로 시작했다. 텐노즈는 도쿄항에 인접해있고, 하네다 공항과도 가까운 입지다. 

 

그러나 창업 이후 70년이 지나 여기저기에 새로 생기는 최첨단의 창고시설과 물류센터에 경쟁력을 상실했다. 때로는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운송업, 인쇄업 등을 시도했지만, 자금력이 풍부하고 전문적인 라이벌 기업에 번번히 발목을 잡혔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혁신적인 리더의 등용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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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2세인 테라다 회장은 본업인 창고 사업을 새롭고 객관적인 눈으로 보는 인물로 ‘나카노 요시히사’ 를 영입했다. 나카노는 이세탄백화점 출신이다. 이세탄은 2000년 이후, 일본 기업에 수많은 CEO를 배출했다. 특히, ‘패션의 이세탄’ 이라는 키워드가 상징하듯이 패션 부문에서 육성된 인물들이 대거 CEO로 발탁되었다. 나카노도 같은 케이스이다. 

 

이세탄백화점 패션에서 직매입을 경험한 인물들은 상품을 보는 시각만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읽는 동물적인 통찰력을 체험한다. 수천억원의 패션을 직매입하기 위한 배짱의 근저에는 디테일한 학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카노 대표의 변혁의 시선

창고를 바라보는 나카노 대표의 시선은 독특했다. 창고의 시대성 변화와 창고가 운집한 창고 거리의 변혁이었다.  첫째, 창고의 시대성 변화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창고를 보관기능에서 보존기능으로 고부가로 전환시킨 점이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해외의 부유층은 일본을 전쟁에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국가로 생각한다. 게다가 텐노즈는 하네다 공항에서 모노레일로 15분이면 도착하는 입지다. 따라서 무엇이든지 맡기는 창고 임지를 탈피해서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 부유층의 와인이나 미술품, 보석 등을 보존하는 비즈니스로 전환시켰다.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기능이 중요하다. 센서와 생체인증 등 계약자 이외에는 입장할 수 없는 10단계의 다양한 보안장치를 정비하였다. 

 

미술관 전용 창고의 경우 온도20도, 습도50%, 내진 9도 저항으로 미술품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미술품을 관리하는 전문 큐레이터를 배속시켜 미술품을 미술관에 대여해줄 경우에는 전용 포장, 운반 등을 대행하는 서비스도 진행하므로 위탁자로서는 안심할 수 있는 구조이다. 

 

와인셀러의 경우에는 온도 14도, 습도 70%로 와인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물론 여기에도 상담이 가능한 전속 소믈리에가 배치되어 있고 프라이비트 레스토랑이 설치되어 있어 와인과 함께 식사도 가능하도록 창고를 호텔처럼 이용하도록 개조해 놓았다.   

 

창고의 시대성 변화에 대응한 두번째 사례는 ‘Minikura’ 이다. 미니쿠라는 작은 창고라는 의미인데, 일반 가정에서 수납이 어려운 물건이 있을 때 쉽게 이용하는 온라인 창고이다. 의뢰인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종이 박스가 의뢰인에게 보내지고, 거기에 20킬로그램까지 상품을 넣어서 보내면 된다. 송료는 무료다. 

 

종이 박스가 도착하는 곳은 동북지방의 어느 창고이다. 보관비는 한 상자당 월간 250엔, 연간 3000엔으로 고객은 같은 기간 동안 자신만의 창고를 보유할 수 있다. 박스 단위로 보관해주는 방법은 경쟁 기업에서도 사용하지만, 미니쿠라는 박스를 열어서 안에 들어 있는 상품을 하나씩 사진촬영하고 태그를 붙여서 의뢰인 사이트로 보내주는 것이 차별점이다. 

 

의뢰인이 필요한 때 상품 하나도 다시 보내줄 수 있고, 인터넷 옥션에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서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창고 거리의 변화

다음은 창고가 운집한 창고 거리의 변혁이다. 텐노즈의 ‘테라다 창고’는 약 8만평의 창고 거리이다. 나카노 대표는 이 창고 거리를 새롭게 변화시켜 우범지대에서 고객이 모여드는 집객 장소로 변화를 시켰다. 

 

창고 하나하나를 이벤트 스페이스로 만들고, 창고의 벽면을 대형 캔버스로 만들어 세계의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여러 건물에 배치를 했다. 

 

그리고 텐노즈 지역이 매일 진화한다는 개념에서 두 달에 한번씩 그림을 계속 바꿔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텐노즈를 찾는 고객은 대형 크레인에 외국인 화가가 벽면 가득히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거의 매일 볼 수 있게 된다. 

 

텐노즈 같은 창고 거리의 활성화는 단지 그 거리에 유명 상점을 믹스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매일매일 이벤트가 열리는 곳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아울러 배가 왕래하는 운하를 따라서 상당히 많은 휴게 공간을 구비하여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배려를 했다. 

 

휴게 시설을 이용하는 고객의 눈에는 운하를 왕래하는 배가 보이는데, 이 배는 파티 혹은 이벤트를 위해 테라다가 운영하는 또 다른 장치다. 

 

텐노즈 지역의 창고 하나하나에 성격이 다른 상점과 이벤트 장소를 배치하고, 비일상성을 즐기려는 고객을 배려한 섬세한 운영을 하면서 이 지역은 우범지대에서 핫플레이스로 변신했다. 요코하마의 아카렌카라든가 월미도의 창고 거리도 유사한 사례이지만, 해변을 낀 도회적인 차별화 공간으로서 텐노즈의 변혁이 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보인다. 

 

이러한 변화의 근간에는 역시 경영자의 다차원적인 시각과 혁신성이 있었다. 낡은 창고를 보면서, 일시적인 보관 기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보존으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지혜와 창고 우범 지역을 사람이 모이는 핫플레이스로 만든 용기는 동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게시물은 채수한 기자님에 의해 2019-09-16 08:31:04 SPECIAL에서 이동 됨]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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