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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도 변해야 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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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10월 14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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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본 편의점 3사의 CEO 대담 프로그램을 보았다. 세븐일레븐의 나가마츠 사장, 로손의 다케마츠 사장, 훼미리마트의 사와다 사장이 직접 방송에 나와 편의점의 현상과 미래를 설명하는 프로였다. 

 

방송을 보는 첫 느낌은 편의점 시장이 그들을 방송에 나오게 할 정도로 대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유통 전문가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온도와 전혀 다르게, 시장이 플레이어들에게 더 신속한 변화를 요구한다는 표현이 될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45년간 유지한 편의점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라는 것이 3사 CEO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들 3사는 1975년 일본에 처음 편의점이 생긴 이후, 줄곧 시장을 독과점 해왔다. 세븐일레븐 2만 1천 개, 훼미리마트 1만 7천 개, 로손 1만 5천 개 매장으로 3개사 편의점이 5만3천 개 점포에 이른다. 일본 전체 편의점 6만 개의 88%를 점유하는 막강 파워를 자랑한다. 국내 3사(CU, GS25, 세븐일레븐)의 3만 6천 개 점포와 비교할 때도, 1.5배 이상의 규모다.

 

편의점 시장의 균열

 

그런데 이 편의점 시장에 균열이 생겼다. 첫 번째 원인은 인력 부족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편의점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일본 편의점의 인력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 편의점 비즈니스는 철저한 가맹점 모델이다. 슈퍼바이저가 도움을 주지만, 가맹 사업주가 인력관리를 모두 떠맡는다. 8시간 근무로 3개조를 꾸려야 하는 것이 인력 관리의 기본이다. 

 

매장의 크기에 따라 조별 인원수를 가감하는데, 이 또한 가맹점주의 몫이다.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가족을 채용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이 방법은 미봉책일 뿐이다. 편의점을 평생 직업으로 생각하는 가맹사업주에게는 체계화된 시스템이 더욱 절실하다. 그래서 본사와 머리를 맞대고 인력관리에 대한 연구를 한다. 도심형 매장과 교외형 매장의 인력 운용 패턴은 다르다. 

 

실제로, 교외형 매장은 심야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고객의 내점 빈도가 현저히 줄어든다. 가맹 사업주 입장에서 인건비, 수도광열비 등을 고려하면 이 시간대에 영업을 하는 것은 오히려 적자다. 

 

그래서 교외형 매장으로부터 24시간 영업에 대한 저항이 발생했다. 일본 편의점이 24시간 영업을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버블경제기부터였다. 당시 경제는 우상향의 성장 일변도였다. 

 

기업이 바쁘게 움직이고 소비 규모가 커지는 만큼 잠들지 않는 도시가 수없이 많이 생겼다. 편의점은 이러한 풍요로운 소비의 기류를 타고 함께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24시간 운영이 소비자 편의라는 관점과 맞아떨어지면서 ‘편의점=24시간’이라는 공식이 생겼다.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16시간 운영하던 점포가 24시간 체제로 전환하면서 심야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그러나 성장시대에는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점포의 과밀화 혹은 포화상태가 아니었기에 8시간 심야 초과 영업이 충분히 채산성이 있었다.

 

2019년, 드디어 편의점 가맹사업자들이 기존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35년간 24시간 운영 시스템을 유지했던 편의점 비즈니스가 ‘非24시간’ 혹은 ‘시간단축’ 점포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24시간 체제 유지에 가장 확고한 입장을 보이던 세븐일레븐조차 6개월의 테스트를 통해 ‘非24시간’ 점포를 허용하기로 했다. 로손은 이미 교외점의 하이브리드형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심야 12시부터 새벽5시까지는 점포의 무인화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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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들의 반기

 

동 시간대에 고객이 점포에 입장하려면 QR코드, 로손멤버쉽 카드, 안면 인식 촬영 중 한 가지 방법을 택해야만 한다. 입장 이후에는 아마존고처럼 고객이 선택한 상품을 스스로 바코드로 인식하고, 결재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방범 카메라를 통상의 3배 이상 늘려 설치했다. 로손이 하이브리드형 무인점포 보급을 확대하는 것은 완전히 불이 꺼지는 5시간 시간단축 영업의 단점, 즉 고객이 인근 타 점포로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숨겨져 있다.

 

편의점 시장 균열의 두 번째 원인은 시장의 포화이다. 편의점의 출점 전략은 기본적으로 도미넌트 전략이다. 특정 지역에 집중 출점하는 도미넌트 전략은 상품, 물류,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편의점 각 사가 강력히 추진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관동(도쿄), 관서(오사카) 등 지역에 집중하던 편의점 각 사가 시장을 타지역으로 확대하면서, 결과적으로 과밀 경쟁 지역이 대량 발생하고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경쟁이 심한 지역에서는 가맹사업주의 불만이 속출하고, 본사는 ‘Owner Help 제도’ 등 가맹점의 불만을 제거하는 지속 성장, 안심 성장 플랜을 제시하고 가맹점을 달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업계에서는 지금이 편의점 사업의 게임 체인지(Game Change) 시기라고 평가한다.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가맹점을 달래기 위해 훼미리마트는 슈퍼바이저를 3천 명 운영하며 현장과 소통하고 있다. 이는 슈퍼바이저 1인당 5.6개 점포를 책임진다는 의미로, 가맹사업주에게 밀착하여 매출을 증대시키는 전략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편의점 시장 균열의 세 번째 원인은 식품 폐기 문제이다. 편의점 식품은 소비자의 즉식성( 食性)에 맞춰 신선도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부수적으로 미판매분 식품의 로스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신선한 빵이나 닭튀김, 크로켓 등의 즉석 조리식품이 매장에 늘어나면서 식품 폐기량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식품 로스는 모두 가맹점주의 몫이다. 가맹점주를 받들어야 하는 편의점 본사 입장에서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식품의 ‘Long life화’를 추진하고 있다. 포장 기술을 발전 시켜 진공포장을 해서 유통기한을 늘리는 방법을 개발했고, 냉장 식품에 대체하여 냉동식품을 출시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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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솔루션의 방법론으로 즉석에서 데워 먹으면 맛이 훌륭한 냉동식품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이 즉석식품에 깊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모회사인 종합상사와의 관계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일본 편의점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종합상사에 편입이 되었다. ‘로손=미츠비시’, ‘훼미리마트=이토추’, ‘세븐일레븐=미츠이’ 계열에 편입을 계기로 편의점은 식품의 업력을 확장해 왔다. 

 

종합상사와 그 산하의 식품 도매상, 그리고 편의점으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계열화가 결과적으로 일본 편의점의 과점화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 이러한 배경을 생각하면, 금번 CEO 대담에 등장한 로손, 훼미리마트의 리더가 종합상사 출신이라는 점이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들 CEO가 종합상사가 견인하는 공고한 편의점 기반마저도 불안하다는 시대적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 그만큼 사회 환경이 변하고 있고, 기업도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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