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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비즈니스 모델의 정석 스노우 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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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inokim0@gmail.com) | 작성일 2021년 07월 26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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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에 일본에 거주하는 아들이 책을 보내줬다. 아는 사람만 아는 좋은 브랜드인데 경영 방식이 매우 독특하다고 했다. 제목을 보는 순간,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Snow Peak, 좋아하는 것만을 업무로 하는 경영’, 애플도 견학 온 세계적인 아웃 도어 기업이라는 대목이 흥미를 자극했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무라카미 류’가 이 회사의 경영자와 인터뷰한 동영상이 있어서 관심을 갖고 찾아 봤던 기억이 있다. 

 

무라카미 류는 소설가이지만, 유명 경영자와 1시간 동안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진행하면서 다양한 경영관을 체험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Snow Peak(스노우 피크)’라는 회사를 방송에 한 말은 유명하다. “해야만 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이 3요소를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으면 강한 기업이다.” 

 

아는 사람만 알던 스노우 피크 브랜드는 이렇게 방송과 책, 그리고 주식시장을 통해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스노우 피크에 대해서는 이미 본지에서도 많은 필자들이 다룬 바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고 국내에도 전개하는 브랜드이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본 지면에서는 앞선 글들과는 다른 방향, 스노우 피크가 추구하는 팬 비즈니스(Fan Business) 모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좋아하는 것만을 업무로 하는 경영’

스노우 피크의 역사를 보면 실적이 늘 좋았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후반, 일본에 오토캠핑 붐이 불면서 실적이 좋아지다가 1995년 붐의 종식과 함께 6년 동안 매출이 줄곧 하락하는 시기가 있었다. 

 

당시 2세 경영자로 임명된 ‘야마이 도오루’ 사장은 매출 회복과 경기 붐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그 중에 하나가 1998년에 시작한 ‘스노우 피크 웨이’ 이벤트이다. 본 행사는 우수 고객을 캠핑장에 초대해 2박3일 동안 스노우 피크 사원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자사 제품의 활용법 교육은 물론 고객 커뮤니티를 만들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경쟁 브랜드보다 2배 이상의 가격 설정에도 불구하고, 품질을 믿고 구매한 고객을 위해 제품의 영구 보증을 택한 것도 충성도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아울러 포인트 카드 회원제를 실시, 고객의 라이프 타임 밸류를 극대화하고 있다. 타사 포인트 카드가 연간 단위로 회원 등급을 채택하는데 반해, 스노우 피크는 생애 등급을 강화하고 있다. 

 

누계 구입 금액이 100만 엔(약 1,042만 원) 이상이면 블랙회원, 300만 엔(약 3,127만 원) 이상이면 사파이어 회원으로 제품의 영구 보증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주고 있다. 현재 포인트 카드 회원 수는 55만 명으로 이들 회원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스노우 피크 웨이’ 이벤트가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스노우 피크는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품질에 중심을 두고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시점을 중시한다. 그리고 그 시점은 ‘스노우 피크 웨이’와 각종 커뮤니티, 영구 보증과 연결된 수선소 등 다양한 장소에서 획득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곳은 회사 캠핑장이다. 1996년부터 반드시 캠핑을 좋아해야 스노우 피크의 사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에 사원은 최소 한 달에 두 번은 본사 앞 캠핑장에서 캠프를 한 뒤, 월요일 아침 출근을 하는 규칙이 적용된다. 

 

이것은 上下高下가 없다. 사장도 참여하는 규칙이다. 아울러 사원은 스노우 피크 웨이에 늘 참석해야 한다. 그래서 책 제목이 ‘좋아하는 것만을 업무로 하는 경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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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벗어난 경영 방침            

무라카미 류는 예의 방송에서 이런 표현을 했다. “시대가 다변화하면 마케팅은 한계가 있다. 상품 개발은 마케팅에 의존하는 것보다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 서서 깊이 고뇌하는 메이커가 더 잘한다. 스노우 피크가 그의 전형적인 사례다.” 

 

그의 지적처럼 소비자 입장을 이해하고 해독하는 능력이, 비싸지만 선뜻 구매하는 브랜드를 만들었고 해외 시장에도 지명도를 높인 것이 사실이다. ‘캠핑용품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이 브랜드는 그래서 성장의 포인트를 해외로 확장했다. 인구의 7%만이 캠핑에 참여하는 일본시장에 비해 50%에 이르는 캠핑족을 보유한 미국 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에 미국에 본사를 추가하는 전략을 세웠다. 

 

유럽 시장에도 진출을 했다. 과연 해외시장에서 콜핑보다 2배 비싼 스노우 피크의 영구보증 시스템을 추종하는 팬이 얼마나 늘어날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한편, 2015년 도쿄 증시로 승격 이후에 스노우 피크는 사업의 확장을 시작한다. ‘衣食住働遊’를 키워드로 캠프 필드 사업, 어패럴 사업, 외식 사업, 비즈니스솔루션 오피스 사업, 어반 아웃도어 사업 등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연관 사업으로 다양하게 노선을 확장하는 것이 상장 회사의 숙명이다. 자연 지향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회사로서 60년간 획득한 브랜드 신뢰를 어떻게 레버리지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확장의 정점에 3세 경영자가 있다는 것이 눈에 뜨인다. 게다가 그녀는 어패럴 회사의 디자이너 출신이다. 2세 경영자가 캠핑이라는 야외 놀이 종교의 교조와 같았다면, 3세 경영자는 감각적인 디자이너 감성을 갖고 있다. 그렇다 보니 어패럴 사업의 확장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사내외적으로 어패럴 사업의 포지셔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국내 기업이 이 브랜드로 적극적인 사업 전개를 하고, 대만도 좋은 시장으로 평가돼 일본 시장에 버금가는 해외 사업으로 포지셔닝했다. 기존의 아웃도어 어패럴이 기능적인 액티비티를 중시했다면, 스노우 피크는 자연스러운 일상화로 차별화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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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하는 팬심을 돌리려면

그러나 스노우 피크가 추구하는 팬 비즈니스(Fan Business) 모델이라는 주제로 관점을 돌리면, 사업 확장은 다양한 문제를 노출한다. 

 

우선 규모의 확장에 의한 포인트 회원의 증가는 팬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미친다. ‘캠핑용품의 에르메스’에 열광적이었던 팬들은 오랜 기간 관계를 맺은 소수였다. 그들은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자랑스럽고 가치 있게 여겼다. 

 

그러던 것이 다수의 엔트리 유저들이 참여하면서 그들만의 자부심이 침해를 당하고, 레귤러 회원이 증대하면서 조금씩 커뮤니티의 가치가 하락했다. 게다가 20년 이상 스노우 피크가 자랑하는 ‘스노우 피크 웨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도 한 회당 전체 회원의 2%에 그쳤다. 

 

하쿠바, 아라시야마 등에 체험형 시설을 더 만들고, 시설을 이용하는 캠핑 인구를 늘려서 매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문제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팬덤층이 이탈할 수 있는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환경을 극복하는 전략 수반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팬 비즈니스 모델 유지가 어려운 것이다. 

 

생애 고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상장 이후에 메종의 권위를 버리고 대량생산, 대량판매 체제로 전환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루이비통의 전략이 모범 사례가 될 것 같다.  ​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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