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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의 지속가능한 한량질 / 남윤주

브랜드 저널리즘 시대…철학 思惟는 必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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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윤주 블랙야크 마케팅본부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팀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06월 24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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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스의 복합 문화공간인‘House of Vans’>

“마케팅 조사를 한 후 곡을 만드는 밴드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모든 밴드에는 그 멤버가 모여 연주할 때 밖에 나오지 않는 소리가 있습니다. 모든 기업가는 자신이 지닌 아이디어를 세상에 제안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 제안이 사람들에게 통한다면 사장이 바보여도, 혹은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사업은 존속하고 성장해 갑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어머니가 남긴 보험금으로 지중해를 따라 1년간 여행을 한 후 10년간 록밴드 생활을 한 발뮤다 창업자인 테라오겐이 한 말입니다. 


최근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라는 자서전을 출간하며 가전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혁신적 디자인 철학의 근원을 인문에세이를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담 중 밴드 시절 이야기가 유난히 와 닿았던 건 아마도 같은 경험을 지닌 필자의 경험일까요.


대학 밴드 활동 시절, 대중이 듣고 싶은 상업적인 음악을 하는 대중가수와 소수를 위하더라도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의 두 가지 갈림길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은 술자리의 끝나지 않는 단골 안주였습니다.


그 시절 선배들은 자연스레 성공한 ‘대중가수’와 배고픈 ‘뮤지션’이라는 이항 대립적 구분을 통해 자신들의 신념을 설파하고 상대의 신념을 탐구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서구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90년대는 새로운 저항문화인 ‘얼터너티브’와 ‘인디’ 밴드가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던 시대입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 메인스트림에 입성하면서 그 정신이 대중상업주의의 물결위에 좌초된 것에 대한 또 다른 저항감이 커졌을 것입니다. 얼터너티브 대표 밴드인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결국 이런 모종의 모순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동시대를 청년들이었던 선배들에겐 큰 충격이었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늘 의문을 품었습니다. 


IMF 이후 세대인 우리는 이념보단 경제논리가 앞서서였을까요, 그런 이분법적 구분 보다는 양립에 대한 해법이 더 절실했습니다. 


‘정말 독립적인데다 주류문화에 대한 대안문화는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걸까. 우리나라에서는 성공을 위해선 대형 기획사에 들어가야만 할까. 대형 기획사는 왜 아이돌의 후크송으로 한국 음악 시장을 획일화 시켜야 돈을 벌 수 있는 걸까.’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러던 중 새로운 희망의 빛을 준 밴드가 나타났습니다. 모든 곡을 밴드 자작곡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TV 첫 방송부터 화제가 되었던 ‘자우림’이란 밴드였죠. 그 당시 홍대 일대에는 소위 배고픈 인디 뮤지션들이 공연을 할 수 있는 ‘잼머스’ ‘롤링스톤즈’ ‘마스터 플랜’과 같은 락, 힙합 공연장이 있었습니다. 


자우림은 드럭이라는 클럽에서 공연을 하던 중에 캐스팅 된 걸로 유명합니다. 드럭은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을 키운 홍대 클럽의 원조로 한국 펑크 록 씬의 산실이라 기억됩니다. 

이 때부터 제 꿈은 ‘배고픈 뮤지션’도 ‘배부른 대중가수’도 아닌 드럭 같은 클럽 주인 같은 대안 문화의 ‘플랫폼’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재야의 고수들이 신념을 꺾지 않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돕는 다는 건 가치도 있지만 그 자체로 쿨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1966년 캘리포니아에서 고무밑창을 만드는 회사로 시작한 반스는 특유의 와플 고무밑창의 접지력 때문에 서퍼들이 즐겨 착용하는 신발이 되었죠. 그러다 산타모니카의 서퍼들은 파도가 치지 않는 날에도 서핑을 할 수 있게 보드에 바퀴를 달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스케이트보드의 시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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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보더들은 모두 서핑용 신발인 반스 최초의 모델 ‘어센틱(Authe ntic)’을 착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반스는 스트릿컬쳐 스케이트 보딩 문화의 시작을 이끈 장본인인 것입니다. 지금도 서핑, 스케이트 보드, 스노우 보드 문화가 서로 통하는 건물과 땅, 눈 위에서 끊임없이 바운스 감각을 유지하고 싶었던 서퍼들의 본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당시 창립자인 폴 반 도런은 서핑대회에 나가는 서퍼들을 자신의 차로 데려다주며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했습니다.  


이들은 반스의 강력한 지지기반이 되어주며 서로에게 창조적 영감을 주는 문화 공동체로 거듭났습니다. 


반스의 슬로건인 ‘Off the wall’을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창조적 가치로 풀어내는 지속적인 힘은 아마도 55년 전 산타모니카 서퍼들과 함께 교감했던 문화적 결실일 것입니다. 

그 결과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스케이트보딩 파크를 운영하고 반스의 이름을 건 락페스티벌을 주최하거나 복합 문화공간인 ‘House of Vans’를 전 세계 여러 도시에 만들어 다양한 아티스트의 무료 공연, 전시 등 패션과 음악계의 언더그라운드 문화, 유스컬쳐 중심적인 플랫폼 역할을 자처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2년 반스의 미국 본 VF그룹이 직진출을 선언하며 설립된 VF코리아가 운영한 이후로 그 이전 ABC 마트에 의해 대량 판매되며 쌓인 저렴한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심엔 한국 대리점 유통방식과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이 있었습니다. 


브랜드 가치에 공감하는 3040세대의 대리점주를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이 아닌 ‘문화’를 파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대리점주들을 대상으로 물량공급과 프로모션을 운영의 주요 전략으로 하는 기존 시스템을 벗어나 나이키와 같이 채널 별 피라미드 방식으로 운영함으로써 고객층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2012년 24개의 점포수 는 지금 70여개를 넘겼다고 합니다. 반스에겐 제품, 문화 마케팅 뿐 아니라 이 모든 접점들을 통해 브랜드 철학인 ‘Off the wall’을 중심으로 팬덤을 늘려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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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요하지 않다면 이 재킷을 사지 마라!’2011년 뉴욕타임즈에 실렸던 파타고니아 광고.>


한편 파타고니아는 철학 담당 부사장이라는 매우 독특한 직책이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창립 멤버로, 슈너드 파타고니아 회장(창립자)의 조카이기도 한 스탠리 빈센트 부사장은 1~2년에 한 번씩 전 세계 파타고니아 지사를 돌며 직접 직원 교육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지를 교육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시장에서 이제 본격적인 환경 캠페인을 시작할 시점이라고 밝힌 대목에서 브랜드 미션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업사명을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고 내세울 정도로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내걸고 그 어떤 환경 단체나 개인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코스(cos)는 예술, 디자인, 건축 등에서 얻은 영감을 제품에 투영한다는 창립 정신에 걸맞는 창조적 작업으로 유명합니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패션의 지속가능성’을 아젠다로 제시하고 있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언급한 브랜드의 사례를 사람들에게 설명하거나 거론하면 반응은 생각보다 밝지는 않았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잖아요”, “가두점 형태의 내수 브랜드와 유통환경이 다르죠” “업계가 다르지 않나요”, “그래서 지금 한국 매출이 얼마라고요?”, “많은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브랜드가 아니군요(제가 잘 몰라요)”   


네 맞습니다. 4차 산업혁명, 포노사피엔스, 유통혁명, 온갖 미디어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떠들어대기 전 까지는요.  


브랜드의 진전성과 지속가능함의 가치는 기술혁명의 물결을 타고 이미 사회 곳곳에 그 세를 조용히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추세는 가성비를 앞세운 온라인 브랜드와 확고한 핵심가치와 철학을 지닌 브랜드 저널리즘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양극화는 점차 심화될 것입니다.


그 사이 어디쯤 존재하는 혹은 그저그런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외면을 받을지 모릅니다. 


한국에도 소셜미디어 사용이 급증한 3년 전 ‘브랜드 저널리즘’이란 개념이 들어왔습니다만 자사 보도기사나 홍보 영상들을 올리는 대기업의 ‘뉴스룸’ 형태로 잘못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확고한 브랜드 철학을 바탕에 둔 세계관이 특정 지지기반과 함께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갈 때 비로소 전략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룰수 있습니다. 


어제의 마케팅 조사가 내일을 예측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되는 작금의 시대에 브랜드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은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로 향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일 것입니다. 함께 만드는 구성원간의 공감, 그 공감이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 가치가 바로 철학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브랜드 철학을 이어가면서도 상업적인 성공을 응원해줄 수 있는 더 많은 지지자가 생겨나지 않을까요. BTS의 ARMY처럼 말이죠. 


경력사항

  • 現 에딧시티 프로젝트 대표 / 現 UN SDGs 협회 전문위원
  • 前) 나우매거진 포틀랜드, 타이베이, 베를린 편 콘텐츠디렉터
  • 前) ㈜ 블랙야크 마케팅본부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팀장
  • 홍익대학교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 MBA
  • 2003-2012 광고대행사, PR 회사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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