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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世紀少年의 울트라리스크/이학림

젊음과 자유의 상징 '진(J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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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학림 스트리트캐주얼 ‘FLUX’ …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12월 09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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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1950년대 이후 70여 년 간 패션 역사를 시기 별로 나눠보았을 때, 언제나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아이템을 하나 꼽자면, 바로 청바지일 것이다. 

 

1950년대 슈퍼스타 제임스 딘, 말론 브란도, 엘비스 프레슬리는 말 할 것도 없고,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 사진 속 히피들이 교복처럼 입고 있는 일명 나팔바지, 1980년대 펑크족들의 찢어진 청바지와 닥터마틴 부츠, 1990년대 힙합 아티스트들의 통 넓은 배기바지들, 그리고 2000년 이후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스키니진 까지, 어쩌면 청바지는 단일 아이템으로는 가장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옷이다. 

 

울 원단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와 튼튼해서 오랫동안 입을 수 있다는 경제성, 워싱으로 수없이 다양한 구분 가능하다는 확장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역사 속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청바지 특유의 ‘젊음’에 대한 상징성 등, 청바지는 지금껏 그래왔듯 시대에 맞게 꾸준히 성격을 바꿔가며 클래식하면서도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청바지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몇 가지 단어들을 정리 해 보겠다. 

 

1. 덩가리(Dungaree)


데님, 혹은 진의 기원으로 일컬어지는 원단인 덩거리는 인도 뭄바이 지역의 부두마을 ‘Dongri(돈그리)’에서 돛, 텐트 등을 만드는데 사용되던 직물이었다. 

 

후에 빈민들이 이 원단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는데, 당시 동인도회사를 통해 인도에서 수입하던 인디고 염색의 이 원단은 원산지 이름에서 ‘Dungaree’라고 이름 달렸고, 지금도 사용되는 의복용어인 ‘Dungarees’는 ‘덩거리’로 만들어진 옷을 뜻하게 되었다. 

 

2. 진(Jeans) 


‘청바지’를 뜻하는 ‘Jeans(영어로는 복수형s를 항상 붙여서 사용함)’의 어원은, 다소 뜬금없는 이탈리아의 도시 ‘제노바(Genova)’에서 유래됐다. 제노바는 영어로는 ‘제노아(Genoa)’라고 표기하고, 프랑스어로는 ‘Gênes’라고 표기하는데, Jeans는 프랑스식 표기인 ‘Gênes’에서 따 온 단어이다. 

 

기록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항구도시인 제노아에서는 17세기 이전부터 단단한 조직의 면 원단으로 노동자들의 작업복을 만들어 입었고, 인도에서 들여온 인디고로 염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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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제노아의 유명한 원단인 ‘코듀로이’처럼, 합리적인 가격과 튼튼한 조직 때문에 노동자들이 즐겨 사용했던 원단이며 제노아 해군 역시 이 원단으로 제복을 만들어 입기도 했다고 한다. 이 원단을 프랑스에서 들여오기 시작하면서 프랑스인들은 ‘Gênes’라고 이름 붙였다. 

 

프랑스 남부도시인 Nîmes(님)은, 포도주와 직물 등으로 유명했는데, 제노아로부터 들여온 ‘Gênes’ 역시 님을 통해 프랑스 전역에 뿌려졌다. 


3. 데님(Denim) 


저렴하고 질도 괜찮은 이 직물을 연구해 보다 튼튼하고 좋은 질의 새로운 원단을 개발하여 유럽에 수출하게 되는데, 이 원단은 님에서 수입되었다는 뜻의 ‘serge de Nîmes’이라 명명되었고, ‘de Nîmes’에서 Denim이라는 단어가 되었다. 

 

정리 해 보자면, 16세기 이전부터 인도의 작은 도시 돈그리에는 인디고로 염색한 면직물이 있었고, 이 원단은 주로 텐트, 혹은 빈민층을 위한 옷을 제작하는데 사용되곤 했다. 

 

이 원단은 동인도회사를 통해 당시 인도의 직물을 따라 만드는데 힘쓰던 영국으로 수입되어 오버롤즈 등의 작업복을 만드는데 사용되었는데 원산지의 이름을 영어식으로 표기하면서 ‘Dungaree’라 이름 붙였다. 

 

이는 다시 이탈리아의 제노아로 수입되어 프랑스로 판매되었는데, 제노아에서 이 원단을 수입하던 프랑스 도시 님의 업자들이 프랑스어로 제노아를 의미하는 ‘Gênes’라 이름 붙였으며, 이를 개발하여 좀 더 나은 퀄리티의 새로운 원단을 개발하였고, 이는 다시 님에서 개발되었다는 뜻으로 ‘de Nîmes’이라 불렸다. 후에 영어식으로 ‘Gênes’은 ‘Jean’으로, ‘de Nîmes’은 ‘Denim’으로 표기되게 된 것이다. 

 

즉, Dungaree와 Jean은 사실상 똑같은 원단이 이름만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린 경우이고, Jean을 개량하여 만든 원단이 Denim인 셈이니, Dunaree=Jean≒Denim 라고 보면 무방하다. 

 

물론 16-17세기경부터 유럽에서 주로 노동자들의 옷을 만드는데 사용되던 이 원단이 본격적으로 의미를 갖기 시작한 것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듯이 ‘Levi Strauss&Co’가 1873년 노동자를 위해 판매하기 시작한 현대적 의미에서의 ‘청바지’를 내놓은 이후이다. 

 

데님 혹은 진으로 만든 작업복 등은 리바이스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이 옷들은 자주 뜯어지거나 이음새의 올이 풀리곤 했었는데, 리바이스는 고정 장치인 ‘구리 리벳(Copper Rivets)’을 사용하면서 부터 압도적으로 튼튼했기에 크게 인기를 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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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시기까지만 해도, 청바지는 기본적으로 양쪽에 2개의 주머니와 뒤쪽에 리벳이 박힌 1개의 주머니가 달린 형태였으나, 리바이스는 이후에 현재까지도 통용되는 버튼 플라이와(당시는 지퍼가 개발되기 전이었다.) 5개의 주머니와 리벳이 달린 형태의 청바지를 내놓는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오른쪽 주머니에 달린 작은 보조 주머니는 ‘시계 주머니(Watch Pocket)’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당시만 해도 흔히 사용되던 회중시계를 넣기 위해 고안된 보조주머니이며, 물론 실제로 시계를 넣는 용도 이외에도 동전, 콘돔과 같은 작은 사이즈의 물건들을 넣는 용도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한편 이 형태를 기본으로, 리바이스는 1890년대에 훗날 전설이 되는 청바지를 만들어내는데, 그것이 바로 유명한 ‘Levi's 501’이다. 

 

물론, 청바지는 당시 노동자들에게 최고의 아이템이기는 했지만, ‘청바지’라는 아이템이 문화적인 의미를 갖기 시작한 것은, 세월이 한참 지난 1950년대에 이르러서였다. 

 

1930년대에 유아복에 본격적으로 지퍼가 달리기 시작하고, 1937년에 당시까지만 해도 너무 당연했던 ‘바지의 잠금장치는 단추’라는 공식을 벗어나, 남성용 바지에 지퍼가 달린 제품이 편리함 때문에 크게 성공하면서 청바지에도 버튼 플라이 대신 지퍼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퍼 특유의 날카롭고 단단한 느낌과 거친 데님원단의 묘한 앙상블로 청바지는 어떤 바지보다 강인하고 투박한 남성복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청춘의 상징이었던 제임스 딘의 ‘이유없는 반항’ 이후 청바지는 ‘도전적이고 반항적인 청춘’을 상징하게 되었고, 이후에도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템이 되었다.

 

불과 얼마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전 법무부 장관 이슈 중, 그의 평상복 차림 사진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데님셔츠와 진 차림으로 집 앞을 나서는 전 장관의 이른바 청-청 패션에 대한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이렇듯, 청바지는 역사 속에서 단순히 몸을 가리기 위한, 혹은 멋을 내기 위한 의복으로라기보다는, 시대의 순간들을 고스란히 담은 채로 늙거나 낡지 않고 언제나 ‘젊음’과 ‘자유’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어쩌면 전 장관의 청-청 차림은 오랜 기간 동안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고, 불편한 당시의 상황 속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롭고 싶었던 심경의 표현이지 않았을까?​ 

경력사항

  • 現 ) 스트리트캐주얼 ‘FLUX’ director
  • 前 ) 서울패션위크 Generation Next Seoul 참가
  • 前 ) 20th Century Forgotten Boy Band 디자이너
  • 前 ) Parsons the New School For Design, Men's wear B.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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