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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트렌드 읽기/정희선

일본 2021 트렌드 예측, 언택트 시대에 일하고 노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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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0년 11월 30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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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자연·무에서 일하고 여행하기

가상 오피스에서 동료와 소통하기​ 

일본 경제지 ‘닛케이 트렌디’는 매년 11월이면 다음 해에 히트할 것으로 예측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한다. 필자는 1년 전 닛케이의 2020년 히트 상품 예측을 바탕으로 ‘2020 트렌드 재팬’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작성했다. 

 

2020 히트 상품 리스트에는 도쿄 올림픽을 전국 곳곳에 모여서 응원하는 ‘퍼블릭 뷰잉’이 1위를 차지했고, 3위에 오른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닌텐도 월드’는 올림픽 개막 전 개장 예정이었다. 모여서 함께 응원하고, 테마파크의 새로운 시설을 즐기고, 새롭게 문을 여는 상업시설들이 2020년 트렌드 예측의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2020년 우리에게 닥친 코로나는 모든 트렌드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닛케이는 이번 해도 어김없이 내년의 히트 상품을 예측했다. 2021년 트렌드는 코로나19와 언택트를 전제로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노는 방식에 전면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닛케이가 예측한 일본의 2021 트렌드 Top 20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언택트 시대의 엔터테인먼트

닛케이의 2021 트렌드 예측 1위에는 아무도 없는 곳이지만 최첨단 시설을 갖춘 곳에서 여행을 즐기는 ‘무인역에서의 글램핑’이 선정되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사람들이 가지 않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곳이 최상의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장소는 JR 죠에츠 선의 도아이 역으로, 역사에서 무려 486개의 계단을 이용하여 약 70미터 아래로 내려가야 플랫폼에 도착할 수 있는 ‘일본 최고의 두더지 역’이라는 별명이 붙은 곳이다. 

 

도아이 역의 승객 수는 1일 10명 정도. 아름다운 산이 있고 강이 흘러 사계절 내내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지만 일본의 다른 지방들과 마찬가지로 도시 소멸의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러한 곳에 2020년 11월 글램핑 시설이 들어서면서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지하 요새를 연상시키는 역은 유니크한 감각을 자아내며 역무실은 카페로 개조됐고 역사 근처에는 텐트와 야외 사우나가 설치돼 있다. 지하에 위치한 플랫폼에서는 저온 숙성으로 만든 수제 맥주도 맛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일본 각지에 존재하는 무인역, 경작 포기지, 폐교 등에 글램핑 시설이 최근 속속 개장하며 트렌디한 여행지로 변신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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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아이빌리지.>

 

언택트 시대의 일하는 방식

2021 트렌드 TOP 20 중 3가지는 코로나 시대의 일하는 방식과 관련되어 있다. 그 중 하나는 3위에 오른 ‘비욘드 부업’이다.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일본 정부는 심각한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서 부업을 권장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했다. 부업을 허용하는 대기업들도 늘어나면서 2021년에는 부업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렌드에 랭크된 ‘비욘드 부업’은 ‘지방’과 ‘온라인’을 키워드로 한 부업을 지칭한다. 최근 도시의 대기업에서 일하는 직원이 지방의 중소기업에서 부업을 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부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출퇴근 시간이 없어지면서 실행하기도 쉬워졌다. 

 

온라인 회의가 주 2~3회 정도 있고, 한 달에 한 번 직접 방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심각한 인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 기업에게 ‘비욘드 부업’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또한 대기업의 노하우를 중소기업 직원들이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부업을 하는 직원은 부수입을 올리고 업무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대기업 직원과 지방의 중소기업을 매칭시켜주는 플랫폼까지 등장하고 있다. 

 

근무방식 변화와 관련된 두 번째 트렌드는 9위에 오른 ‘나가노에서 텔레워크’이다. 

얼마 전 필자의 칼럼에서 소개한 바 있는 스노피크의 체험형 캠핑 시설이 위치한 하쿠바(白馬), 그리고 마치 유럽의 시골마을을 연상케 하는 카루이자와(軽井沢町)는 수려한 자연 환경과 도쿄에서 자동차로 2~3시간이면 도달하는 거리라는 이점으로 인해 ‘텔레워크(Telework)의 성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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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루이자와에 미츠비시가 만든 워케이션 공간.>

 

최근 이곳에는 텔레워크 시설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으며, 호텔들도 워케이션(Worcation) 상품을 출시하는 등 텔레워크가 가능한 환경으로 정비되고 있다. 자연에 둘러싸인 카루이자와 공유 오피스에서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캠핑을 하는, 일과 여행이 뒤섞인 모습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13위를 기록한 ‘버츄얼 출근’은 인터넷의 가상 오피스로 나의 분신이 출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택근무로 인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사원들이 서로 연결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가상 오피스를 마련하여 마치 출근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버츄얼 출근은 ‘가벼운 정보 교환이 쉽지 않다’, ‘목적 없이 동료에게 화상회의로 말을 거는 것이 쉽지 않다’와 같은 텔레워크로 인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가상 오피스 내에서 동료에게 말을 걸고 싶을 때는 실제 오피스에서처럼 아이콘을 움직여 동료의 아이콘에게 접근하면 대화가 시작된다. 버츄얼 오피스 내에는 휴게실, 집중석, 회의실 등이 마련되어 있고 동료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한 눈에 보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쉬워진다. 예를 들어, 동료의 아바타가 휴게실에 쉬고 있다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몸은 자연에 둘러싸인 카루이자와의 공유 오피스에서 있지만 내 아바타는 버츄얼 오피스에 출근하여 동료와 소통하는 모습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 일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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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서비스 loop>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비

얼마 전 한국의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샴푸와 바디워시를 리필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오픈하여 주목을 끌었다. 일본 소비자들도 내년부터 친환경 소비를 더 쉽게 실천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21 트렌드 4위에 랭크된 ‘루프(Loop)’는 미국의 재활용 회사인 테라사이클(Terra Cycle)이 운영하는 서비스로 상품의 용기를 기업의 자산으로 정의, 사용이 끝난 용기를 제조사에 반환하고, 이를 제조사가 세정하여 재사용하도록 한다. 2021년 3월부터 일본에서도 루프 서비스가 시작, 기린맥주, 시세이도, P&G 재팬, 유니참 등 소비재 대기업과 대형 슈퍼마켓 등 22개사가 참여한다.

 

루프의 특징은 디자인의 힘을 빌려 친환경을 촉진한다는 점이다. 루프에 참가하는 제조업이나 유통업체들이 만든 패키지는 소장하고 싶을 만큼 예쁘다. 일본 제조업체들도 현재 소비 의욕을 북돋는 패키지를 개발 중이다. 예를 들면 롯데의 자일리톨 껌은 책상 위에 장식하고 싶게 만드는 스테인리스 타입을, 조미료 회사인 아지노모토는 IoT를 활용하여 자동으로 발주하는 패키지를 검토하는 등 친환경에 도움이 되는 디자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외에 Top 20에는 소독 및 언택트 관련 제품 및 서비스가 다수 올라와 있다. 서빙 로봇을 이용하는 음식점이 많아지고, 특정 파장의 적외선을 이용하여 공간을 소독하는 조명이 비행기, 공항, 병원 등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바람은 백신이 하루 빨리 보급되어 얼굴을 마주한 커뮤니케이션이 늘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스포츠를 관람하고, 사람이 바글바글한 관광지로 여행을 다니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년 이맘때 다시 한 번 ‘닛케이의 2021년 트렌드 예측이 빗나갔습니다’라는 내용의 칼럼을 작성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SE) 애널리스트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저서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퍼블리 (PUBLY) 등 다수 매체에 트렌드 칼럼 기고 중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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