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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트렌드 읽기/정희선

코로나 시대 일본 셀렉트숍들이 선택한 자구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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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1년 03월 22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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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가장 입지가 좋은 점포도 고전 면치 못해

품질·가치는 물론 상품 이외 부가가치 창출해야​ 

‘빔스(BEAMS)’ ‘유나이티드 애로즈(United Arrows)’ ‘저널 스탠다드(Jour nal Standard)’.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한 번쯤은 길에서 마주쳤을 법한 이름들이다. 

 

이들은 일본을 대표하는 편집숍(일본에서는 ‘셀렉트숍’이라 부른다)들로 1970년대 말부터 미국과 유럽의 의류품을 수입해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하며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높여갔다. 

 

하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경쟁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스타일은 동질화되고 브랜드 차별화는 점점 사라져갔다. 코로나 확산으로 의류 업계는 전반적으로 침체됐으며 셀렉트숍 매출 또한 급감했다. 

 

소비자들의 생활과 소비 패턴이 바뀐 지금, 일본 셀렉트숍들은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어떤 시도를 하고 있을까?

 

빔스, 옷 팔지 않는다…‘기획력’으로 승부

하라주쿠의 작은 매장으로 시작한 빔스는 1976년 미국 캘리포니아 스타일의 제품을 수입해 자국에 전파한 일본 패션 셀렉트숍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빔스는 업종을 넘나들며 타 브랜드와 협업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2019년에는 낚시 도구로 유명한 일본의 ‘다이와’라는 브랜드와 협업해 ‘낚시를 해도 되는 일상복’을 콘셉트로 한 어패럴 브랜드를 론칭했을 정도다. 또 일본의 대중목욕탕 문화를 발신하려는 취지로 비누 브랜드와 협업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벤츠, 지퍼락 등 업종에 상관없이 세계적이고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 겨울에는 ‘빔스 비즈니스 프로듀스’라는 사업도 시작했다. ‘기획하는 힘’을 판매하는 비즈니스로 다른 기업의 브랜드 개발에 참여하고 협업 상품과 광고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2020년 봄 일본의 지역 소주 브랜드 3곳과 빔스가 협업해 만든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빔스 비즈니스 프로듀스는 최근 신주쿠 동쪽 출구에 작은 술집들이 밀집돼 있는 골든가이라는 지역과의 협업을 제안한 것이다.

 

주점들과 함께 지역 브랜드의 소주를 추천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직접 작은 바를 만들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협업 굿즈를 사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빔스에는 이업종과의 협업을 기획하고 싶다는 의뢰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 향후 B2B 비즈니스의 중요한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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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스는 2020년 봄 일본의 지역 소주 브랜드 3곳과 빔스가 협업해 만든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유나이티드 애로즈, 카리스마 점원의 온라인 접객

일본의 셀렉트숍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는 패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전문적인 접객 기술을 가진 소위 ‘카리스마 판매원’이라 불리는 직원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줄어들면서 이들도 온라인으로 접객 장소를 옮기고 있다. 

 

카리스마 판매원들은 일본의 국민 메신저인 라인(LINE)을 사용해 접객을 진행하거나 본부에서 실시하는 라이브 방송에 협력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판매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판매원들이 많았지만 코로나 확산 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 때문에 특정 점포에 소속돼 있지만 주 1회는 본사로 출근해 온라인 접객 관련 노하우를 전수하는 직원도 있다. 

 

코로나가 본사와 점포 간의 벽,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의 벽을 부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유나이티드 애로즈의 2020년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전년 대비 약 10% 상승했다. 

 

유나이티드 애로즈의 다케다(竹田) 사장은 “코로나로 인해 SNS 등 인터넷을 활용한 비대면 발신이 증가했지만 판매원의 강점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공감을 얻지만, 판매원은 고객의 고민과 요구사항을 직접 들을 수 있고 대안 제시도 가능하다”며 “현재의 웹 접객은 1:100, 즉 100명의 고객에 점원 1명이 발신하는 상태이다. 

 

하지만 실제 매장에서는 1명의 판매원이 1명의 고객을 접객한다. 앞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처럼 온라인에서도 1:1로 제안하는 고객 서비스를 실현하고 싶다”라고 인터넷 접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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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스​가 3곳 소주 브랜드와 협업해 만든 제품>

  

지방에서 활로를 찾는 베이크루즈

베이크루즈는 저널 스탠다드, 남성 패션 셀렉트숍인 에디피스(EDIFICE) 등 다수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베이크루즈의 인터넷 매출은 2020년 8월 기준 510억 엔(약 5,31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0%를 넘어서며 타 브랜드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셀렉트숍들이 실점포에 집중하고 있을 때 베이크루즈는 일찍부터 고객들의 구매 행동이 변화하리라 판단하고 인터넷 쇼핑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판매를 총괄하는 노다(野田) 부사장은 오히려 “인터넷은 구매 수단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상품을 선별해 고객에게 제안하는 셀렉트숍 업계의 강점과 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베이크루즈가 최근 눈여겨보는 곳은 도심이 아닌 아직 출점하지 않은 지방이다. 

 

예를 들어 베이크루즈는 후쿠오카라는 도시에서 자동차로 2시간 반가량 떨어진 오이타현에 주목한다. 왕복 5시간에 걸쳐 후쿠오카까지 옷을 사러 가는 고객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인터넷 판매를 통해 얻은 고객 데이터를 살펴보니 점포가 출점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베이크루즈의 팬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터넷 점포에서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접근하는 전략을 쓰면 지방에서도 어느 정도 집객력을 높일 수 있다. 

 

베이크루즈는 2021년 가을에서 2022년까지 몇몇 지방 도시에 오프라인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스기무라(杉村) 사장은 닛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입지가 좋은 도심부에서 승부 내는 전략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라며 “예전에는 입지가 좋은 상업시설에 출점하면 고객을 모으기가 쉬웠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각 점포가 스스로 방문객을 모으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 ‘사람이 오니까 가게를 낸다’가 아니라 ‘사람을 모으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인구의 흐름이 도심에서 교외로, 소비의 흐름이 리얼 점포에서 인터넷으로 이행하고 있다. 

 

최근 일본 도심에 위치한 백화점이나 가전 양판점 등은 일제히 실적이 떨어졌으나 교외를 중심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어패럴 브랜드, 예를 들어 시마무라나 워크맨은 실적이 좋다. 도시에서도 가장 입지가 좋은 곳에 점포를 가진 셀렉트숍들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빔스의 시타라(設楽) 사장은 “유니클로가 1,900 엔(약 2만 원), 에르메스가 10만 엔(약 104만 원)에 가까운 셔츠를 파는 동안 어떻게 1만 엔짜리 셔츠를 팔 것인지가 현재 셀렉트숍의 문제이다. 

 

품질이나 가치는 물론 상품 이외의 부가가치를 만들지 않으면 고객들이 사지 않는다. 고객들이 셀렉트숍의 브랜드와 판매원들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가 불러온 갑작스러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일본 셀렉트숍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SE) 애널리스트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저서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퍼블리 (PUBLY) 등 다수 매체에 트렌드 칼럼 기고 중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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