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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에서는 왜 커뮤니티를 만들기가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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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아정 브랜드 기획자 (ahjung.gu@gmail.com) | 작성일 2021년 05월 31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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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클럽하우스를 통해 브랜드의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최근 1~2년간 브랜드 사이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은 바로 ‘커뮤니티’이다. 그런데 여전히 커뮤니티를 제대로 운영하는 브랜드 찾기가 어렵다. 그날의 화두 역시 ‘브랜드에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은 왜 어려운가’였다.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니었기에 명확한 원인이나 해답을 내지는 않았지만, 클럽하우스가 끝나고 계속 생각했다. 브랜드에서는 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어려울까?

 

물론 커뮤니티를 잘 만든 브랜드도 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와 액티브웨어 브랜드 룰루레몬, 그리고 국내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오히려 커뮤니티가 있었기에 탄탄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수많은 브랜드와 기업에 ‘브랜드 커뮤니티’의 기준점이 됐다. 더 나아가서는 ‘커뮤니티 커머스’라는 말도 생기면서 커뮤니티는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하지만 커뮤니티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 고객도 많고 브랜드 인지도도 있는데 커뮤니티 만드는 것이 왜 어려울까?

 

글로시에, 룰루레몬, 무신사의 공통점 

MZ세대의 글로벌 뷰티 브랜드의 시작점이었던 글로시에는 ‘인투 더 글로스(into the gloss)’라는 블로그로 출발했다. 패션·뷰티 매거진 출신의 에디터가 셀럽의 뷰티 비법을 블로그에 게재했고 그곳에 모인 팬들의 교감을 통해 탄생한 것이 바로 글로시에다.

 

그렇기에 글로시에는 여전히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 낸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블로그를 브랜드로 편입시키지 않고 글로시에와는 별도로 운영 중이라는 점이다. 즉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과 커뮤니티의 공간이 희석되지 않도록 분리해 놓은 것이다.

 

룰루레몬 역시 요가 모임이 먼저였고 그렇게 시작한 모임에서 자연스레 요가복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룰루레몬은 여전히 #sweatlife라는 슬로건을 통해 매장에서 집에서 함께 ‘땀 흘리는 생활’을 독려하며 커뮤니티를 유지 중이다.

 

무신사는 ‘무진장 신발이 많은 사이트’라는 커뮤니티가 전신이다. PC통신 시대를 지나 본격적으로 인터넷 시대가 도입되면서 무신사도 매거진의 형태를 잡아가기 시작했고 마침내 지금의 형태인 커머스를 성공적으로 펼칠 수 있었다.

 

초기의 ‘무진장 신발이 많은 사이트’는 현재도 고객들이 리뷰와 평점 등을 게시판에 올리며 그들만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 세 브랜드는 모두 물건을 팔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는 것, 즉 커뮤니티가 우선이었다. 그런데 보통의 브랜드는 어떠한가? 기본적으로 ‘판매’를 통한 ‘수익 달성’이 목적이다. 즉 커뮤니티와 기업은 목표 지점부터 다르다.

 

수익도 중요하지만, 진정성 있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익이 사람보다 우선시되면 안 된다. 사람의 관심과 애정을 먼저 형성해야 한다. 수익 활동은 그 다음이다.

 

일단, 커뮤니티라는 울타리로 잘 모아 두고 그들에게 브랜드가 어떤 사명감으로 이 커뮤니티를 만들었는지 공유하고, 그 후에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안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에도 과한 광고는 금지다. 커뮤니티의 멤버에게 적합한 언어와 톤으로 제안하는 것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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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레몬​ 요가 커뮤니티>

 

브랜드의 고객이 곧 커뮤니티일까?

브랜드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기로 했다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누구를 모이게 할 것인가’이다. 브랜드도 타깃이 있듯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브랜드의 타깃이 곧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현재 고객이 모두 커뮤니티의 멤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상품을 직접 사거나 사용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다양하다. 정말 우리 브랜드가 좋아서 구매한 사람일 수도 있고 할인 등 혜택 때문에 구매한 사람일 수도 있다.

 

이 중에서 우리 브랜드의 진성 고객, 즉 누가 우리 브랜드의 ‘지향 고객’인지 살펴봐야 한다. 단순히 매출을 많이 일으키는 고객은 커뮤니티의 멤버와는 다른 집단이다.

 

고객이 100명이라면 이들 모두를 커뮤니티로 묶기는 어렵다. 모두 잡으려고 하다, 모두 놓칠 수도 있다. 그러니 브랜드에서는 선택해야 한다. 어떤 사람을 중심으로 모을 것인지 혹은 커뮤니티가 지양하는 인물은 누구인지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커뮤니티는 멤버의 수보다는 멤버의 ‘질’이 더 중요하다. 인물의 ‘스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에 대한 애정도와 진심을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은 필수다.

 

어떤 멤버를 들이게 할 것인지 혹은 가입 조건을 어떻게 내걸 것인지. 약간의 장벽이 있어야 선별이 가능하다. 진성으로 브랜드를 생각하고 교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 우리 브랜드 가치에 공감하고 브랜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함께 움직여줄 사람들이어야 커뮤니티는 제대로 작동한다.

 

다시 말해 고객이 곧 커뮤니티 멤버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하며 브랜드가 원하는 커뮤니티 멤버가 누구인지 확실하게 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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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시에​>

그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 것인가?

커뮤니티라는 것은 ‘취향’이나 혹은 ‘결핍’을 충족하기 위해 모이는 집단인 만큼 브랜드의 취향이 무엇인지 혹은 브랜드에서 채워 줄 수 있는 결핍이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룰루레몬처럼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클래스나 스터디 그룹으로 운영할 것인지, 무신사처럼 서로의 패션 스타일을 공유하는 취미 영역의 모임인지 규정해야 한다.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들과 함께하면서 브랜드의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또 어떤 영감을 줄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요즘 아이돌 팬 사인회 문화를 본 적이 있는가? 예전에는 그저 사인과 팬의 이름을 적고, 사진 찍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의 팬 사인회는 다르다.

 

 팬들의 고민을 들어주기도 하고 그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그야말로 ‘교감’하는 시간을 가진다. 예전 아이돌은  우러러보는 존재였다면 지금의 아이돌은 우상이 아닌, 팬이 키워내는 존재로 아이돌과 팬은 함께 성장한다. 그렇게 형성된 ‘팬덤’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함께 길게 가는 존재가 된다. 

 

커뮤니티 역시 마찬가지다. 진정으로 멤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브랜드가 할 수 있는 한, 정성을 보여야 한다. 물론 멤버도 마찬가지다.

 

그들 스스로가 브랜드의 커뮤니티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각종 SNS에 인증하는 등 브랜드를 알린다. 이왕 사는 것, 내가 속한 브랜드의 제품을 산다. 커뮤니티 커머스란 이렇듯 이야기가 되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순환되는 것이지, 일방적인 광고나 홍보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 모아 놓고 판매하는 것은 방문판매로 하면 된다.

 

커뮤니티를 일회성으로 생각한다면 차라리 이벤트가 낫다. 커뮤니티는 적어도 브랜드가 살아있는 동안 옆에서 같이 달리는 러닝메이트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가 고객과 교감을 나누듯 커뮤니티 역시 멤버와 함께 같은 목적과 취향으로 꾸준히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커뮤니티, 절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커뮤니티는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를 내야 하는 기업이나 브랜드 입장에서는 커뮤니티를 형성하기가 더욱 어렵다. 자금은 투입이 되는데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질 않는다. 분기별로 성과를 측정해야 하는 기업에서 커뮤니티가 3개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이유다. 

 

커뮤니티 자체로는 성과를 논할 수가 없다. 멤버 수와 그들의 활동지수 등이 숫자 등으로 표현은 되겠지만, 그것이 커뮤니티의 본질은 아니다. 커뮤니티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교감을 하는지, 영감을 받았는지 무형의 자산과 무한한 가능성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커뮤니티의 본질은 이해하지 않은 채, 브랜드를 홍보하는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차라리 서포터즈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무상으로 나눠주고 블로그 후기를 쓰게 하는 것이 더 가성비 있는 활동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관리자가 필요한데, 보통은 마케터에게 이를 전담한다. 커뮤니티를 위해 인력을 추가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전담 관리자를 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커뮤니티를 하기로 했다면 진심과 정성을 쏟아부을 절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화분의 씨앗을 싹 틔우기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하지만 한번 싹 틔우기 시작하면 자라는 건 금방이다. 물론 여기에도 적절한 햇빛과 물, 온습도는 계속해서 필요하다. 싹을 틔우고 꽃이 피기까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만약 기업에서 필요한 것을 지원해 주고 기다릴 수만 있다면, 브랜드에서도 커뮤니티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기업에서 커뮤니티가 대세라는 이유로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 브랜드에서 커뮤니티는 왜 필요한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그리고 어떤 영감을 줄 것인지, 이에 대한 답변이 준비되어 있는가? 그리고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는가? 

 

무신사도 커머스 비즈니스로 성장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무신사를 예로 들며 커뮤니티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그들이 지나온 세월도 함께 봐야 할 것이다.

 

경력사항

  • 현) 프리랜서 브랜드 기획자 & 에디터
  • 전) 미디어&콘텐츠 플랫폼 '쉐어하우스' 기획매니저
  • 전) 브랜딩&컨셉전문회사 '컨셉추얼' 컨셉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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