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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Writing 사용자 지향적 글쓰기라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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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수정 매드해터 대표 (c@madhatter.co.kr) | 작성일 2021년 04월 26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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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토스의 UX 라이터(UX Writer)를 인터뷰 한 기사가 나왔다. 카피라이터도 아니고, 이름도 생소한 UX 라이터,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일까? 

 

UX 라이터는 말 그대로 UX 라이팅(UX Writing)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면 UX 라이팅은 무엇일까? UXW(UX Writing)은 웹사이트, 모바일 앱/웹 등의 인터페이스 전반의 텍스트, 문구를 만드는 일로써,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각 단계에서 마주치는 상황을 해결해 주며, 특정한 행위를 유발한다. 

 

즉, 웹/앱 서비스 사용 시 사용자 경험을 제고하는 글쓰기, 혹은 앱/웹서비스 이용을 원활히 하는 글쓰기라고 할 수 있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이 UX 라이터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들어 알고 있는 카피라이팅과 UXW은 어떻게 다를까?

 

UXW은 제품서비스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자에게 특정 행위를 하도록 안내한다는 점에서 제품 지향적이고 기능적이며 디자이너와 주로 협업한다. 

 

반면 카피라이팅은 마케팅을 담당하는 팀이나 담당자들과 협업해서 비즈니스나 브랜드 전반의 스토리텔링을 하고 매출을 일으키는 목적을 갖는다. 대표적으로 광고에 사용되는 문구를 생각해 보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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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UX라고 하면 UXD, 디자인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라서 글쓰기에 UX가 붙어 있다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UXW은 모바일/웹 서비스를 하는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조금씩 도입되고 있고, 중요성과 전문성을 점점 더 크게 인식하는 추세다. 

 

UXW가 부상한 것이 비교적 최근의 일이기는 하지만 필연적이다. 불과 한 세대 전에 시작된 온라인이라는 세상은 멀티스크린의 시대이기도 하다. 

 

특히 약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모바일 세상은 인당 스크린 수를 1~2개가 아니라 최소 3~4개 이상으로 만들었고, 한 손 안에 잡히는 핸드폰이나 태블릿 같은 핵심 모바일 기기의 제한적 크기는 UX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즉, 작은 화면에서도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이 눈에 잘 띄어야 하고, 서비스 사용에 막힘이나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더욱이 모바일 금융과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의 혼란이나 혼돈, 사용 실패는 비즈니스 성패와 직결되므로 UX의 중요성은 그야말로 두말하면 잔소리가 됐다. 

 

그에 따라 UX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는데 여태까지는 시각적으로 얼마나 최적화를 하느냐에 집중이 돼왔다. 

 

그런데 웹/앱 서비스는 비주얼 요소로 만들어진 디자인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반드시 텍스트가 얹힌다. 즉 UX는 UXD와 UXW가 시너지 있게 구성될 때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것으로 완성된다. 

 

좋은 사용자 경험, 디자인과 텍스트의 조화

생각해 보면 이 시도가 아주 낯선 것은 아니다. 오래전 금융회사에 근무할 때 이러한 시도를 했었다. 그때는 UX라는 용어보다는 고객경험관리라는 용어로 접근했다. 

 

고객들이 받는 청구서와 온라인 서비스 화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 문구를 바꾸고,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을 먼저 보여주는 이노베이션을 시도했다. 

 

그 프로젝트의 결과는 꽤나 충격적이었고, 복잡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국내 대형 포털의 메인 화면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계기가 됐고, 이어서 업계의 많은 경쟁사들과 다른 업계의 회사들이 벤치마킹을 했다. 

 

그때 프로젝트의 목표였던 고객이 가장 궁금해 할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보여 주자는 것은 UX의 핵심에 다름 아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서비스들의 공통점은 제한된 스크린 사이즈에서 모든 사용자 행동을 가이드하고 사용자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웹/앱 서비스들은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고, 전통적으로 오프라인이 주축이었던 산업계조차도 온라인으로 진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웹과 앱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는 결국 사용자가 웹/앱을 사용하는데 더 많은 혼란과 혼돈을 당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원활히 사용하게 해 줄 수 있는 명확한 지침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UXW는 ‘간단·명료할 것(Be Concise)’ ‘모호한 지시나 행동을 유발하지 않을 것(Be Clear)’ ‘일관성 있는 용어 사용(Be Consistent)’ ‘숫자 사용(Be Numeric)’의 4가지 원칙으로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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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간단·명료할 것

사용자는 서비스를 사용할 때, 자신이 완료하고자 하는 작업, 특정 행위에 관심이 있다. 이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화면 전반에 배치된 많은 텍스트들을 전부 읽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읽거나 스캔하는 행동을 하게 한다. 

 

이런 행동특성 때문에 화면에 제시되는 텍스트는 아무리 중요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가능한 짧게 작성돼야 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단어를 사용해 작성해야 한다. 두 단어로 줄여도 의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두 단어가 이상적이다. 

 

굳이 멋을 부리거나 노파심에서 그 이상의 단어를 사용해 복잡하고 설명적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텍스트가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배치돼야 한다. 

 

이 외에도 강조를 위해 이중 부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중부정은 사용자에게 인지 부하를 증가시켜 메시지를 해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만든다. 강조가 필요하다면 디자인적으로 강조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호한 지시나 행동을 유발하지 않을 것

웹/앱서비스 사용 중 가장 곤란한 상황이 중립적 단어들로 표기된 인터페이스를 만났을 때이다. 모든 단계의 화면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OK’ 라는 지시어만 있다면 사용자는 해당 지시어를 선택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추측해야 한다. OK는 동의한다는 뜻인지, 이해한다는 뜻인지, 구매하겠다는 뜻인지 명확하지 않다. 

 

이런 모호한 단어는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데 기여하지 못한다.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 원하는 결과가 아닌 다른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면 해당 제품서비스 사용에 대한 허들이 높아지고, 포기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OK’ 또는 ‘제출(Submit)’ 대신 ‘연결하기(Connect)’, ‘보내기/신청하기(Send)’, ‘구독하기(Subscribe)’와 같은 동작을 촉구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 사용자에게 혼란을 줄이고, 사용자의 목적을 빨리 달성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요한 한 가지는 전문용어의 지양이다. 전문가나 지식이 일정 이상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전문적인 용어는 배제하고 익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단어와 문구를 사용한다. 

 

특히 오류 메시지에서 전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무엇이 잘못 됐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사용자들은 당황하고, 더 큰 실수를 하거나, 다시는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비밀번호를 틀려서 로그인이 되지 않는 경우 이런 사례를 흔히 경험한다. ‘시스템 오류(코드 # 2234): 인증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사용자가 즉각적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수정된 행동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못된 비밀번호를 입력했습니다. 비밀번호를 다시 입력해주세요.’

 

일관성 있는 용어 사용

제품서비스 전반에 동일한 기능이나 행동을 의미하는 단어는 통일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쇼핑몰에서 어떤 페이지에서는 장바구니라고 했다가, 다른 페이지에서는 카트라고 한다면 두 단어를 모두 알고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더욱 심각한 상황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단어를 같은 기능의 지시에 사용하는 경우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A가, 다른 페이지에서는 B가 특정 의미와 기능을 지시한다면 사용자의 혼란은 가중된다. 의외로 초보수준의 실수이지만 스타트업의 서비스에서 자주 발견되는 실수다. 

 

숫자 사용

셀 수 있는 것은 반드시 숫자를 사용한다. 문자로 보는 숫자는 인지 과정에서 한 번의 변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기도 하므로 반드시 숫자는 단어 대신 숫자로 표기해야 한다. 

 

토스의 간편 송금은 열 번까지 무료인가? 10번이 무료인가? 이런 문장 속에서의 정보 전달에서도 숫자는 확실한 위력을 발휘하는데, 작고 협소한 화면, 디자인 요소 속에 표현돼야 하는 텍스트라면 압도적으로 숫자가 유리하다. 

 

UXW와 브랜드 

브랜드 매니저들은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에 매진한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 고객의 마음속에서 자리 잡고자 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세심하게 메시지를 기획하고, 그에 맞는 용어나 단어를 선별하며, 타깃마다 그 단어가 주는 의미나 인상을 분석해서 언어를 조탁한다. 

 

길게 써야 할 경우도 있고, 짧은 태그라인이나 슬로건이 필요한 때도 있다. 

 

그렇게 어렵게 공들여 쓴 글들은 브랜딩에 기획했던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지만 효과나 영향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워낙 장기적이고 다양한 방면에서 다양한 층위로 활용되는 텍스트들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타깃들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UX 라이터는 제품서비스가 작동되는 방식을 세심하고 꼼꼼하게, 그러나 아주 경제적으로 써내려 간다. 글쓰기를 한다는 점에서는 브랜드 매니저나 카피라이터와 같지만 목적으로 하는 글쓰기에서는 아주 다르다. 

 

UXW은 마이크로 카피(micro copy)다. 하나의 단어, 행위에 대한 지시어, 지시문을 쓴다. 만인이 보더라도 단 하나의 의미로 이해될 수 있게 쓴다. 

 

이 점은 한 사람이 한 에피소드에 여러 해석을 할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완전 다른 성격이다. 그러면 UXW를 잘 쓰는 것은 브랜딩에 아무 의미가 없을까?

 

브랜드의 구축은 제품서비스부터 시작한다. 사용자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기 전에 본연의 기능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를 위해 UXW가 사용된다. 

 

철저하게 제품 지향적이고 기능 지향적, 지시적인 글쓰기를 통해 제품서비스의 작동 방식을 명확히 학습시키고 오류를 줄이는 일을 함으로써 브랜드의 근간을 탄탄히 하는데 기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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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다시 토스의 UXW로 돌아가서

전통적으로 금융회사의 모든 제작물들은 어렵고 복잡하며 혼란스럽기로 유명하다. 최근 몇 년은 너도나도 ‘간편하게, 편리하게, 쉽게’를 외치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별로 나아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비슷비슷한 앱을 쏟아 내는 금융회사가 많다. 각각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채기도 전에 새로운 앱이 나오고, 그 역시 메뉴 하나 찾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간편’이라는 콘셉트로 금융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토스가 UX라이터를 채용하고 적극적으로 서비스의 텍스트들을 손보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며 위협적이다.

 

 이제 토스는 간편 송금을 외치던 수많은 핀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토스가 하는 일을 따라 하는 금융회사들이 한 둘이 아니고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어쩌면 처음 간편 송금이 던졌던 파문처럼 UXW를 통해 더 편해진 토스의 경쟁력은 기존 업계에 위기감을 심어줄 것이고, 전통적 금융 강자들 역시 UXW을 제대로 할 수 밖에 없어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금융소비자로서는 대환영이고 제발 그렇게 가기를 바란다. 

 

UX는 텍스트와 디자인의 조화로운 결합이 이뤄질 때 이상적이 된다는 것을 10여 년 전 UX 개선 프로젝트의 원형을 통해 경험했기 때문이다. 세상은 간단한 지문 하나에 더 명료하고 편해진다.

 

경력사항

  • 現) (주)매드해터 대표
  • 前) 센트비 브랜드 담당
  • 前) 두산인프라코어 글로벌브랜드 담당
  • 前) 현대캐피탈 브랜드 전략 담당
  • 前) 삼성카드 브랜드 마케팅 담당
  • 前) CJ제일제당 브랜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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