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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긍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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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지훈 동인인터내셔날 ‘2XU’ 본부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2월 10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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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모든 감정에 숨겨 있는 동반자 

욕망이란 통제의 대상이 아닌 인간의 본질 그 자체다. 

 

욕망은 자신의 의식을 동반하는 충동이다. 충동은 자신의 이익을 유지하는 한에서 인간의 본질 자체다. 이 욕망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맺고 있다.

 

흔히 우리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근원을 이성과 감정으로 나눕니다. 그에 따라 인과관계를 설명하려 합니다. 

 

논리적으로 추론이 가능한 경우에는 숫자와 통계, 시간과 거리로 표현되는 속도의 도움을 받아 이성적으로 세상을 설명하고 마치 모든 것이 이성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말합니다. 이성은 머리의 지배를 받고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으며 맞거나 틀리거나만 존재 할 뿐 그 사이는 없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세상은 12시간 내 지구 반대편에 가 있을 수 있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중요한 순간을 사진과 비디오로 남길 수 있습니다. 인간을 기아와 질병, 고통과 불편으로 부터 구원해 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쓰레기로 변해가는 지구를 떠나 새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우주를 향해 무언가를 쏘아 올리고 동물을 복제하고 인간의 뇌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해 머지 않아 나와 똑같은 인간을 마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성은 실로 위대합니다. 

 

욕망을 넘어 사랑하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어야 한다면 인간은 본질로서 모든 원초적 욕구와 욕망에도 개개인의 자유로움이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을 찾고 물으며 살아가는 동안 삶의 의미를 찾아 평생 헤매는 것도 이성의 역할이지요. 

 

이성은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중세 암흑기 때 빛을 드리웠습니다. 이것이 많은 철학자들이 인간의 이성에서 비롯해 윤리학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마부가 이끄는 말은 이성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성이라는 말과 욕망이라는 말 두 마리의 고삐를 쥐고 있고, 이것을 조화롭게 이끌 때 비로소 스스로 긍정하고 자신의 내면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됩니다. 

 

스피노자가 다른 철학자들과 명백히 다른 점이 있다면 욕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사랑한데 있습니다. 스피노자는 욕망을 긍정했고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 모든 감정을 심지어 인간 본질이라고 까지 말합니다. 그래서 스피노자의 철학을 욕망의 윤리학, 긍정의 윤리학이라고 합니다. 또 그를 감정의 철학자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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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구매의 경험


누구나 충동적으로 물건을 샀던 경험이 있습니다. 매치스 패션에서 릭오웬스의 신제품을 구매한 뒤 다음 달 카드 값을 걱정하고 발렌시아가의 트리플에스를 가졌더니 이번에는 스피드러너가 가지고 싶습니다.

 

어느새 둘러보니 방안은 내가 구매한 물건들로 산을 이루고 있고 언제 이것들을 샀는지 내가 진정 원했던 물건인지 후회가 밀려오지만 쇼핑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어떤가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너무 괴로워하거나 자책하는 사람에게는 스피노자가 도움이 됩니다. 그는 욕망과 의지, 충동은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이기 때문에 그것을 없애버리거나 훼손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다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내가 진정 스피드러너와 트리플에스를 원했냐 하는 것입니다. 라캉은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아주 무서운 말을 남겼습니다. 

 

내가 구매했던 물건들은 어쩌면 자신 내면의 욕망이 아니라 부모님이 친구들이 때로는 직장동료가 나아가 사회가 욕망하는 것을 욕망했을지도 모릅니다. 

 

스스로의 행복 돌아보기


스스로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들여다보지 않은 사람은 쉽게 타인의 욕망에 감염됩니다. 스피노자의 가르침은 그저 욕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충동의 노예가 되어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내면의 소리에 깊이 귀 기울이면 각자가 진정으로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무엇이 나를 열정적으로 만들고 환호하게 하고 부드럽게 감싸는 빛이 되어주는지 생각해 본다면 우리의 쇼핑은 훨씬 즐거운 행동이 될 것입니다. 자신의 내면의 욕망을 이해하고 그것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인간은 본질이며 살아있는 증거이고 삶의 활력입니다. 

 

경력사항

  • 現) 동인인터내셔날 2XU 사업부장
  • 前) 더네이처홀딩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CD
  • 前) 네파 상품기획 팀장/유럽프로젝트장
  • 前) 인디에프 ‘프레디’ 상품기획 팀장
  • 前) 데상트 ‘르꼬끄 스포르티브’ 상품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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