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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컴퍼니가 중국에 직진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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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1월 20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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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컴퍼니(대표 문경란)는 ‘라인’을 비롯해 ‘린’ ‘케네스레이디’ ‘모에’ ‘누보10’ ‘KL’ 등 6개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연간 외형이 2,050억 원(2019년 기준 잠정치)에 이르는 국내 대표 여성복 전문기업이다. 업력이나 규모면에서 높은 업계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 린컴퍼니가 글로벌 사업을 대비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 직진출해 6년째 영업 중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중국 시장에 직진출이라니!”라고 놀라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아마도 과거 중국 진출 1세대로 드라마틱한 성공사를 썼다가 결국 판권을 중국기업에게 넘긴 보끄레머천다이징, 최근 채무상환을 위해 중국사업 매각을 추진 중인 TBH글로벌 등의 사례가 ‘중국 직진출 필패說’로 부풀려진 때문일 것이다.   

 

우리 패션기업들에게 중국 시장은 기회의 땅이자 외자 기업의 무덤이다. 거대 소비시장이지만 사드 사태에서도 보았듯, ‘위기대응 매뉴얼’을 무력화하는 대비불능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소위 ‘백화점 숙녀복’ 중 중국에 직진출한 경우도 드물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시선인터내셔널, 바바패션, 대현 등 유력 기업 모두 중국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제조, 영업, 마케팅을 분담하거나 브랜드 사용권만 빌려주는 라이선스 사업을 하고 있다. 인동에프엔도 작년 하반기에 10년 가까이 운영했던 중국법인 정리를 결정했다. 수십개의 매장을 냈지만 소매 판매를 위한 직진출이 적어도 중국 시장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동은 직진출 법인을 철수하는 대신 현지 유통망이 탄탄한 중국 기업과 손을 잡는 방향을 택했다.  

 

린컴퍼니는 1월 13일 현재 중국에 2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해외시장 진출이 당연한 때라곤 하지만 린컴퍼니는 왜, 다수의 유경험자가 ‘위험하다’고 하는 직진출을 택했을까. 린컴퍼니의 중국사업 컨트롤타워인 기획인사팀 최우진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택의 이유를 들어 봤다. 

 

최 팀장은 “현지 기업과 합자 진출을 하면 초기에 확장이 수월할 수 있지만 서로 욕심이 생기면 타협이 어렵다. 직진출 성공사례도 그렇지만 합자 진출도 아직 성공사례가 없지 않나. 이제 시작 단계다. 당장의 이익만 생각했으면 끌고 오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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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2020년 1월 中 매장 현황>

직진출? 합작사? 아직 정답은 없다


사실 그의 말처럼 단지 외형 성장을 성공사례로 거론한 보도나 자료는 많지만 중국 진출을 계획하는 한국 패션기업이 학습자료로 활용할 성공 또는 실패의 원인, 즉 ‘어떻게’를 알 수 있는 기록이 없기도 하다. 

 

5년전 최 팀장이 네파에서 자리를 옮겨 린컴퍼니에 합류할 당시, 린컴퍼니는 중국 대리상과 거래 중이었다. 현지 대리상은 한국기업의 1세대 법인장 출신으로 현지 사정에 워낙 밝았다.  단독 매장 8개를 운영하면서 거래량이 꽤 커졌지만, 사입량이 늘면서 재고부담도 커지자 사업권을 규모 있는 기업으로 넘기려고 했다. 마침 소문을 들은 중국기업에게서 합작제의도 들어왔다. 

 

최 팀장은 “직진출 위험성에 대해 많이 듣기도 해서 경영진의 고민이 컸던것이 사실이지만 시작해보자, 매장 위치가 워낙 좋으니 기존 매장을 활용해보자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5년 5월, 11억 5300만원을 출자해 현지법인 LinLiang International Tra ding (Shanghai) Co., Ltd.를 설립했다. 


고비용 구조 중국 백화점에서 살아남기


중국 내 ‘라인’ 매장은 초창기 매장 중 하나인 절강성 무석 동방백화점 매장을 비롯해 19개가 도심 백화점 인숍이다. 백화점이 주력 유통이라는 이야기.

 

최 팀장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하는 ‘라인’ 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중국 현지에서 수익을 내며 팔려면 국내 대비 최소 1.5배의 판매가를 책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과 국경을 초월해 정보가 공유되는 세상에서 현지 소비자가 용납하는 수준은 1.2배가 한계라고 했다.

 

게다가 중국의 백화점 입점과 MD 방식은 국내와 유사하지만 유통사의 힘이 더 막강해 입점 브랜드에게 꽤나 가혹한 구조다. 소수 대형사가 전국적으로 유통 체인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별 강자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 지역별, 점포별 영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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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상업대하[无商_大厦]점>

 

중국 백화점 입점에 있어 기본 계약기간은 보통 1년. 하지만 6개월짜리 계약도 흔하고 갑작스럽게 매장이동을 통보할 때도 드물게 있는데, 이때 인테리어 보상도 없다. 보상이 없는 것은 둘째치고 사전 협의 절차가 없어서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성복의 경우 백화점 입점 수수료는 정상판매시 평균 25~30%대. 국내 대비 낮은 수수료율이지만 ‘홍보비’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세일이나 이벤트 등을 할때마다 입점 브랜드가 지불해야하는 비용이다. 

 

측정불가능한 고정비가 더해지니 회수율은 낮아진다. 특히 ‘최저매출 수수료’를 적용하는 곳들이 있는데, 좋은 점포일수록 심하다. 일정 수준의 매출을 낼 것으로 미리 정해서 계약을 해 놓고 매출 달성을 하건 못하건 최저매출 수수료+매출 수수료를 떼는 구조다. 

 

최 팀장은 “처음에는 한국에서처럼 수익 시뮬레이션을 다 돌려보고 보수적으로 영업을 했지만 좋은 점포는 안테나샵 개념으로 수수료 부담이 좀 있더라도 진입해야 차선을 고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현지 소싱’ 가능해야 수익낼 수 있다 


린컴퍼니는 고비용 구조의 중국 대형유통 영업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현지 소싱’에서 답을 찾고 있다. 린컴퍼니는 중국사업을 시작하면서는 국내외 생산처에서 만들어진 완제품을 한국 물류로 모두 모았다가 각 매장으로 뿌렸다. 당연히 통관, 물류부담이 컸다. 그래서 봉제와 물류 시스템을 중국 현지에 구축하기로 했다.  

 

현재 린컴퍼니는 본사에서 원부자재를 꾸려서 중국법인에 수출하면, 현지에서 섭외한 봉제공장에서 공정을 거쳐 각 매장으로 분배하고 있다. 연간 운용 물량 중 완제품 수출이 50%, 원부자재 수출 비중이 50%다.

 

최 팀장은 “지금의 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데 1년이 걸렸고, 준비는 훨씬 더 긴 기간이 필요했다”면서 “현지 소싱과 동시에 원가율 개선이 눈에 띄게 보여서 재미있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슨 계획과 비전을 세우던지 당초 예상보다 시간은 더 걸린다”며 웃었다. 

 

린컴퍼니는 중국 현지에서 의류 제작 공정의 절반 정도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우선 과제로 잡고 있다. 소싱기지로 활용하면서 소비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것이다. 중국 대륙에서 만들고, 이동시키고, 판매할 수 있어야 인접 국가와 중화권 전체로 시장을 넓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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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닝완샹청[南_万象城]점>


‘권한위임’ 현지법인 운영의 기본


최 팀장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한국식 운영, 생각, 진행방식을 다 버려야한다”면서 “권한위임이 해외 사업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본사이니 지사는 우리의 지시에 따르라’해서는 현지에서 업무가 전혀 진행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 

 

린컴퍼니의 경우 중국 법인장에게 현지 경영에 대한 권한을 크게 일임했다. 중국법인의 근무 인원은 13명, 판매사원 90여명도 모두 정규직원이다. 이 중 법인장과 VMD만 한국인이고, 그 외 전 인원이 중국인이다. 3년째 근무 중인 현지 법인장은 사드 갈등이 시작된 초기 12개였던 매장을 2배 가까이 늘린 영업통이다. 

 

판매직까지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한 이유는 현지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이유와 함께 시장과 소비자 동향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다. 현지 매장의 역할을 제품 판매에만 한정하지 않은 것. 

 

린컴퍼니는 각 매장의 매니저가 지역단위로 VIP 고객 밀착 관리하면서 상권과 소비자 분석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매일매일 매장 내 유입고객 수, 연령대 등을 자세하게 체크하고, 방문 고객의 착장율과 구매전환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지 법인은 21개 전 매장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서울 본사와 공유한다. 

 

현재 중국 ‘라인’ 주 고객층은 현지 대학생이나 직장 초년생에게는 고가여서 국내보다 연령대가 더 높다. 교사, 회사원 등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경제력도 갖춘 30~40대 여성이다. 때문에 중국 매장에 구성하고 있는 품목은 국내 매장과 차이가 있다. 한국 본사 MD가 일간 판매 현황을 체크, 출고 상품을 선정해 중국법인에 전달한다.

 

최우진 팀장은 “중국 1선 도시 백화점 매출 상위 브랜드 중 2019년 매출이 전년 대비 20~30%씩 빠진 곳이 다수다.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해 현지 정치, 경제상황이 한 이유이고, 트렌드가 바뀌어서 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슷하게 오프라인 유통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고 소위 고급 유통이 백화점에서 복합쇼핑몰로 넘어갔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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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진 팀장. photo 황현상 기자>

 

고객 데이터가 자산, 멀리 보고 간다


때문에 린컴퍼니도 지난달 2개 매장을 새로 열었는데, 모두 복합쇼핑몰에 냈다. 

 

이커머스는 이제 막 시작 단계다. 지난 11월 타오바오 파트너를 통해 내수 티몰에 ‘라인’ 브랜드몰을 오픈했다. 채널이 너무 많고, 돈도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브랜드 홍보는 우선 위챗 회사 계정을 통해 출시일, 제품과 프로모션 정보를 공유한다. 소셜 마케팅에 익숙한 중국 소비자에 맞춰 홍보 보다는 소통에 초점을 두고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포스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2019년까지 린컴퍼니의 중국사업 실적은 아직 마이너스다. 그렇지만 사업을 유지하는 이유는 ‘가능성을 믿고 있고 자신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전략은 ‘잘 견디자’는 것.  

 

최 팀장은 “앞으로 2~3년은 현지 영업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추면서 효율화를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기간”이라고 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돈을 벌겠다’가 아니라 ‘마음을 얻겠다’가 답이라는 것이 린컴퍼니의 판단이다. 실무자들끼리 항상 ‘라인’이 ‘오리온 초코파이’처럼 중국 고객의 마음을 살 수 있도록 하자고 이야기한다. 분명히 우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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